[핫 코너] 스승의 날 종이 카네이션도 안된다니…

조선일보
  • 김민정 기자
    입력 2017.05.09 03:08

    권익위 "재료와 가격 상관없이 청탁금지법 위반"
    작년엔 "괜찮아" 학교 혼선 초래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주는 것만 가능"

    종이 카네이션 사진
    "은사님께 생화(生花) 대신 종이 카네이션이라도 만들어 드리려 했는데 난감하네요."

    서울의 한 국립대 졸업 예정자인 박모(28)씨는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지도교수에게 줄 '종이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지난해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스승에게 생화를 선물하면 안 되지만, 종이 카네이션은 괜찮다'는 뉴스를 봤기 때문이다. 박씨는 돌다리도 두드려 가자는 마음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질의를 했지만 "종이도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씨는 "종이 꽃마저 안 되면 도무지 어떤 게 가능한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종이 카네이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10월 권익위는 부정청탁금지법 지침을 언론에 소개하면서 "돈을 주고 산 생화나 조화(造花)는 안 되지만, 학생들이 만든 종이 꽃은 실질적으로 경제적 가치를 지니지 않기 때문에 금품 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올해 스승의 날이 가까워져 오자 권익위는 "당시 '종이 꽃 허용'은 공식 입장은 아니었다"며 "원칙적으로 종이 꽃도 위법"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8일 "색종이를 접어 만든 카네이션도 개인적으로 교사에게 건넬 경우 재료 가격과 상관없이 법 위반이다. 학생 대표가 공개적으로 교사에게 카네이션 꽃을 선물하는 것만 가능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며 "다른 학생 등이 이를 신고하면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권익위의 이런 입장이 알려지면서 낭패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부정청탁금지법 때문에 올해 유독 '종이 카네이션'을 준비한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카네이션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는 글과 '카네이션 만들기 DIY(Do It Yourself) 세트' 판매가 늘고 있었다. '스승에게 드릴 종이 카네이션 300송이를 접고 있다'는 네티즌의 글이 올라올 정도였다.

    린이집에 다니는 아들과 색종이 카네이션을 만들어 교사에게 선물하려고 했던 민모(30)씨는 "몇백원짜리 종이 꽃으로 교사에게 잘 보이려 했겠느냐"며 "아이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모 김지나(36)씨는 "아무리 값싼 것도 안 주는 게 맞는다. 선물 고민을 안 해도 돼 홀가분해하는 학부모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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