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 6일·60시간 일하다 사망한 환경미화원, 업무상 재해"

    입력 : 2017.05.08 10:11

    매일 이른 새벽 출근해 주 6일 근무를 24년간 하다 쓰러져 숨진 환경미화원에게 업무상 재해가 인정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김정중)는 환경미화원 장모(사망 당시 60세)씨의 아내 김모씨가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라”고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장씨가 약 24년간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해오며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스트레스가 컸다며,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자료사진/조선일보DB
    재판부는 “장씨는 그동안 공중화장실 관리, 재활용품 수집 등으로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해 추위와 더위, 햇볕에 노출되는 야외에서 근무하고 그 시간 내내 육체노동을 했으며, 매일 2~3시간씩 초과 근무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쓰러진 당시에는 주민센터에서 관할구역 순찰 등 종전보다 육체적 부담이 덜한 일을 했으나 극심한 피로감을 나타낸 것은 오랜 기간 과로한 것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당시 장씨는 60세로 고혈압의 지병을 갖고 있었고 항상 피로함을 호소했다”며 “주민 센터에서 주 6일을 근무했고 매주 하루밖에 쉬지 못한 상태에서 매일 오전 6~7시 이른 시간에 출근해 만성 과로로 인한 피로가 누적됐다”고 지적했다.

    또 “쓰레기 무단투기자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항의를 받는 등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망 3주 전 15일간 정년 휴가를 받았지만 24년간 누적돼 온 만성 피로가 해소됐으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1990년부터 서울 강남구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해왔다. 2014년 3월부터 개포동의 한 주민센터에서 쓰레기 분리배출 홍보 및 무단투기 단속 등을 해오던 중 그해 8월 주민센터 청사 앞에서 쓰러졌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

    조사 결과 장씨는 발병 전 1주 동안 60시간을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이 있기는 했지만 약을 먹고 꾸준히 관리해왔고 의사들은 업무상 과로로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감정했다.

    김씨는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같은 해 12월 근로복지공단이 “망인의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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