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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일반 車강판보다 3배 강한 제품 만든다

    입력 : 2017.05.07 22:19

    [광양에 7CGL공장 세계 첫 준공]

    - '철강소재의 꽃'… 年50만t 생산
    손바닥 크기만한 '기가스틸'… 자동차 1500대 올려도 견뎌
    "더 안전하면서 연비 뛰어나" 가격은 알루미늄의 3분의 1

    지난달 27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제7CGL(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에서는 폭 165㎝, 두께 0.5㎜의 거무튀튀하고 길쭉한 철 강판이 '쉭쉭' 소리를 내며 대형 단지 속으로 들어갔다. 이 단지 속에는 460도의 아연이 액체 상태로 녹아 있다. 초속 3m의 속도로 이곳을 빠져나온 강판 표면이 거울처럼 빛나는 은색으로 순식간에 아연도금이 된 것이다. 도금 직전에는 850도까지 가열됐다가 수소를 활용한 급속 냉각 작업 등을 통해 더 강하고, 더 쉽게 가공되는 성질까지 확보했다.

    포스코, 車 1500대 올려도 끄떡없는 '기가스틸' 공장 준공

    이곳은 포스코가 전날 준공식을 가진 세계 최초의 '기가스틸'〈키워드〉 전용 자동차 강판 공장이다. 자동차 강판은 가벼우면서도 튼튼하고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어서 '철강 소재의 꽃'이라고 불린다. 최근 전 세계 자동차업계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자동차 무게 줄이기' 경쟁이 뜨겁다. 이 때문에 가벼우면서도 더 튼튼한 자동차 강판 만들기 경쟁 역시 치열하다. 기가스틸은 자동차 경량화(輕量化) 추세를 겨냥해 포스코가 개발한 제품이다. 가로 10㎝, 세로 15㎝ 손바닥만 한 크기에 준중형차 1500대 무게를 가해도 끄떡없이 견딜 수 있다. 광양제철소의 이규영 수석연구원(공학박사)은 "기가스틸은 보통의 자동차 강판 3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강도이기 때문에 더 안전하면서도 가벼워 연비가 뛰어난 자동차 제작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최근 완공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7CGL(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에서 한 직원이 용융아연도금강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왼쪽 사진).
    최근 완공한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7CGL(용융아연도금강판) 공장에서 한 직원이 용융아연도금강판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은 이렇게 만들어진‘더욱 가볍고 튼튼한 강판’이 자동차의 어떤 부분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차체 모형. /김영근 기자
    포스코의 7CGL은 연간 50만t 규모의 자동차 강판을 생산한다. 1.5기가파스칼(㎬)급의 자동차 강판 중 GA(합금화용융아연도금), GI(용융아연도금) 강판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첫 공장이기도 하다. 아연도금강판은 도금 전후 급속 냉각 과정에서 나타나는 표면과 품질 문제 때문에 일본의 신일철주금(NSSMC), 아르셀로미탈 등 글로벌 철강회사들도 1.2기가급밖에 생산하지 못했다. 이정욱 7CGL 부공장장은 "도금 전 강판 내에 고강도 조직이 형성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고(高)수소 급속 냉각 기술'과 도금 후 도금 표면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고속 냉각 설비를 독자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철강 소재의 꽃' 자동차 강판 시장을 선점하라"

    지난해 포스코가 판매한 자동차 강판은 총 900만t. 보통 차량 1대를 만드는 데 1t의 강판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전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는 포스코 강판을 쓰는 셈이다. 또 이는 지난해 포스코 전체 철강 판매량의 25%에 달한다. 글로벌 철강회사인 아르셀로미탈과 신일철주금의 자동차 강판 판매 비중이 10~15%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메이저 철강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철강보다 가벼운 알루미늄이 새로운 자동차용 소재로 많이 언급되는데, 철강은 알루미늄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며 "여기에 강도가 3배 이상 강한 '기가스틸'이면 경량화 측면에서도 월등한 성능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차체(車體)를 만들 때 알루미늄은 기가스틸 대비 소재비는 3.5배, 가공 비용은 2.1배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기가스틸을 활용해 알루미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등 철의 영역을 침범해오는 대체 소재의 확산을 막고 미래 소재로서 철강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가스틸

    차세대 초고강도 제품을 일컫는 말. 양쪽 끝에서 강판을 잡아당겨 찢어질 때까지의 인장강도가 1기가파스칼(㎬) 이상이어서 '기가스틸' 또는 '기가급 철강 제품'이라고 부른다. 인장강도가 높을수록 외부 충격을 잘 흡수하고 버티는 힘이 강하다. 특히 자동차에는 차체가 외부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해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인장강도가 높은 제품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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