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5일 이틀째 강원 지역을 돌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안보관을 비판했다. 접경(接境) 지역인 강원도에서 보수층 표심 결집을 시도하며 '안보 대통령'을 내세운 것이다. 홍 후보는 이어 오후에는 서울로 올라와 서민층 공략에 나섰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강원 강릉·속초·인제 지역 유세에서 문 후보의 개성공단 2000만평 확장 공약에 대해 "그렇게 되면 북한에 1년에 줘야 할 돈이 20억달러이고, 5년간 하면 10조원 이상을 줘야 한다"며 "북한은 그 돈으로 수소폭탄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북한을 주적(主敵)이라고, 김정은을 청산하겠다고 말하지 못하는 후보를 국민이 지원할 수 있겠나"며 "이번 대선은 친북 좌파 정권을 선택할 것이냐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보수 우파 정권을 선택할 것이냐가 걸린 체제 전쟁"이라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진행한 선거 유세에서 군중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홍 후보는 “젊은이들이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욕하는데 한국처럼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고 했다.

홍 후보는 오후에는 서울로 올라와 영등포·신촌·청량리 등 부도심 지역을 돌며 유세를 했다. 홍 후보는 이 자리에서 "내 아버지는 일당 800원짜리 조선소 일용직 경비원이었고 어머니는 글을 못 읽는 문맹이셨다"며 "경비원 아들, 까막눈 아들도 대통령이 되는 서민 정부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홍 후보는 이날 "내 유년 시절은 가난 때문에 성장이 아니라 생존이었다"며 육아휴직·출산휴가 급여 인상 등을 공약하고 청년·신혼부부 주택 100만호 공급 추진 방침도 밝혔다.

홍 후보는 또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 대표 이모씨가 양화대교 아치에서 고공 농성 중인 현장을 찾아 전화로 "인재 선발제도가 음서(蔭敍)제도로 변질돼 신분이 세습되어선 안 된다"며 '사시 존치'를 약속하고 농성 철회를 설득했다. 이씨는 홍 후보가 현장을 떠난 뒤 농성 25시간 만에 내려왔고, 이후 신촌 유세장을 찾아 홍 후보를 만나기도 했다. 홍 후보는 이날 문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해 "아들 문제라 여태 말하지 않았지만 국민적 분노가 극에 달해 부득이 충고 드린다"며 "문 후보는 이제라도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도 했다.

JP, 洪에 "당신이 꼭 돼야겠다"

저녁에는 김종필 전 총리를 예방했다. 김 전 총리는 서울 신당동 자택을 찾은 홍 후보에게 "문재인이 얼마 전 한창 으스대고 있을 때 당선되면 김정은을 만나러 간다고 하던데 이런 놈을 뭐하러 지지하느냐"며 "홍 후보가 꼭 (당선이) 돼야겠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문재인 같은 얼굴이 대통령 될 수가 없는데,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라며 "김정은이가 자기 할아버지라도 되나. 빌어먹을 자식"이라고도 했다. 김 전 총리는 "나는 뭘 봐도 문재인이 돼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홍 후보에게는 "얼굴을 보니 티가 없다. (대통령이) 됐으면 참 좋겠다"고 했다. 홍 후보는 예방 뒤 "김 전 총리께서 건강이 안 좋아 지원 유세 대신 충청도 분들에게 '홍준표가 되도록 도와 달라'는 말을 전한다고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