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철, 탈당 번복… 나머지 12명도 민심 역풍에 흔들려

조선일보
  • 양승식 기자
    입력 2017.05.04 03:09

    [대선 D-5]
    유승민 "정치는 數이기 전에 가치… 끝까지 갈 것"

    - 한국당으로 일괄 복당 못하는 상태
    탈당 12명 중 일부도 번복 고려… 장제원 "하루 더 숙고해 보겠다"

    - 바른정당에는 오히려 '순풍'
    유승민 페북 친구 1만여 명 증가
    후원금, 어제 하루에 1억4000만원… 하루 평균 후원금의 28배 모여
    20석 유지, 원내교섭단체 '턱걸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3일 경남 거제백병원에 마련된 삼성중공업조선소 크레인 사고 희생자 빈소에서 유족과 대화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3일 경남 거제백병원에 마련된 삼성중공업조선소 크레인 사고 희생자 빈소에서 유족과 대화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 탈당을 선언했던 황영철 의원이 3일 결정을 번복하고 바른정당에 잔류하기로 했다. 집단 탈당에 따른 역풍(逆風)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내부 반발로 일괄 입당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다른 탈당파 일부도 황 의원에 이어 추가로 탈당 번복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제 발표했던 바른정당 탈당 입장을 철회한다"며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준 국민들로부터 커다란 비판과 실망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날로 창당 100일을 맞은 바른정당은 황 의원 탈당 번복으로 20석을 유지해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의원 집단 탈당이 오히려 순풍(順風)이 되면서 당내 활력이 생겼다는 평가도 나왔다.

    바른정당에 따르면 130명이던 온라인 당원이 이틀 만에 3000여 명으로 늘어났고, 2일 하루 평균 후원금(500만원)의 13배인 6500만원, 3일엔 28배인 1억4000만원이 모였다. 유승민 후보 개인 페이스북 친구도 1만여 명이 증가했다. 바른정당 관계자는 "격려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눈앞의 이해와 유불리를 떠나 긴 호흡으로 정도를 지켜가야 한다. 그것이 시대와 국민이 바른정당에 부여한 역사적 소명이고,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라며 유승민 후보와 당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탈당한 12명의 의원들은 여론의 역풍과 "저들을 다시 받을 수 없다"는 한국당 친박 의원들의 반발 때문에 흔들렸다. 한 탈당 의원은 "역풍은 충분히 생각했지만 그 강도가 생각보다 세다"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좌파 집권을 저지해야 한다는 건의를 무시하는 유 후보의 고집불통에 실망해 탈당했는데 비난 여론이 너무 과도해 당황스럽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한국당행은 현재진행형"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새로운 보수를 원하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장 의원은 당초 이날 황영철 의원과 함께 탈당 번복 선언도 검토했지만, 하루 더 숙고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탈당 의원들이 대선까지는 한국당에 입당하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하지만 한국당 지도부는 "일부 친박 반발 때문에 탈당 의원들이 복당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철우 사무총장은 본지 통화에서 "그분들이 보수의 대의를 위해 큰 결단을 해주셨고, 이미 탈당·지지 선언을 해서 몫을 해줬다"며 "(일괄 복당시키지 않는 것은) 그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친박도 설득해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지금 대선 와중에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지 못해서 복당이 늦어지는 것뿐"이라며 "궁극적으로 바른정당과 한길로 가야 하고, (복당 문제는) 다 해결된다"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날도 유세를 소화하며 완주(完走) 의지를 밝혔다. 유 후보는 대구 동화사 봉축 법요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수(數)이고 세력이기 이전에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명량대첩에서 수군이 전멸하다시피 하고 장군들이 다 도망가거나 투항하거나 그랬는데, 그때 나라를 지킨 것은 결국 모함에 걸려 옥살이했거나 아니면 지방에 귀향 갔던 선비들이나 백성들, 그런 분들이었다"고 했다.

    유 후보는 "저는 새로운 개혁 보수를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 길을 간다면 20명이든 12명이든 아니면 한 자리 숫자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끝까지 같이 가겠다"고 했다. 유 후보는 이날 경남 거제백병원에 마련된 삼성중공업조선소 크레인 사고 희생자의 빈소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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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철 의원, 탈당 번복 선언… 역풍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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