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투자해서 새로 만들어낸 일자리가 109만개나 된다. 반면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해 신규로 창출한 일자리는 같은 기간 7만개에 불과하다고 대한상공회의소가 보고서를 냈다.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자 해외 투자와 현지 생산을 늘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기는 하다. 문제는 나가고 들어오는 것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국내 투자를 꺼리는데 외국인 투자 유치는 세계 37위 수준에 그친다.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자리 유치 전쟁을 미국 조사 기관 갤럽은 '3차 대전'이라고까지 표현했다. 그만큼 절박하고 치열하다는 뜻이다. 15세 이상 세계 인구 가운데 일하거나 일하고 싶어 하는 인구는 30억명인데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는 전 세계적으로 12억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규제를 풀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서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 해외로 나간 자국 기업까지 다시 불러들이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규제 하나를 신설할 때 규제 두 가지를 없애는 제도를 도입했다. 법인세를 35%에서 15%로 확 낮추겠다고도 했다. 일본의 아베 정부도 국가 전략 특구를 지정해 신산업 규제를 대폭 풀고 법인세를 낮춰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성공했다.
우리는 반대로 간다. 규제 혁신도, 노동시장 개혁도 헛돌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우리나라의 정부 규제 환경은 138국 가운데 105위다. 외국인 투자 규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국 가운데 30위다. 대한상의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새 정부가 파격적 규제 혁신에 나서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당선 유력 후보의 공약은 '세금으로 공공 일자리 81만개 만들기'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9.8%)이 전체 실업률(3.7%)의 2.65배로 높아졌다. 올 3월에는 이 비율이 2.74배로 더 높아졌다. 미·일의 경우 통상 청년 실업률이 전체 실업률의 2배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만 해도 이 비율이 2배 미만이었다. 정치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면 이 비율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