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인 줄 알았는데, 사진이네

    입력 : 2017.05.02 03:02

    - 안준 '드러나는 풍경들' 사진전
    고속 촬영으로 삶의 한 순간 포착 "카메라, 진실 밝히는 제2의 눈"

    안준(36)은 '옥상에서 막 뛰어내리려는 여자' 사진으로 유명해진 작가다. 고층 건물, 혹은 옥상 난간에 작가가 직접 매달려 찍은 '셀프 포트레이트' 연작이 국내외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매일매일 불안한 경계 위에서 살아가는 현대인, 특히 미래가 암담한 청년들의 심리를 담아낸 이 작품들로 2013년 영국 권위지 '브리티시 저널 오브 포토그래피'에 주목해야 할 사진작가 2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3개의 사과가 허공에 머문 순간을 촬영한 안준의 'One Life 2017 #001'.
    3개의 사과가 허공에 머문 순간을 촬영한 안준의 'One Life 2017 #001'. /금산갤러리
    안준에게 카메라는 '제2의 눈'이다.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찰나 혹은 환상과 욕망의 세계를 카메라는 포착하기 때문이다. 이달 23일까지 서울 중구 소공로 금산갤러리에서 열리는 'Unveiled Scape(드러나는 풍경들)'는 안준의 이런 믿음을 3개의 서로 다른 색깔로 보여주는 전시다. 1부 'One Life'는 '삶은 두 개의 영원 사이 희미한 반짝임. 우리에게 영원히 두 번째의 기회는 없으리'라는 토머스 칼라일의 말을 인용한 '사과' 연작이다. 기묘한 분위기의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빨간 사과를 바다, 숲, 낡은 건물 앞에 던져 올려 허공에 머물러 있는 순간을 촬영한 사진이다. 2부 'The Tempest'는 팔당댐 방류 장면을 고속 촬영한 작업이다. 거대한 폭풍우(tempest)를 연상시키는 사진들은 '지상의 모든 것이 끝내는 녹아서 자국조차 남기지 않게 된다'는 셰익스피어 희극 '템페스트'의 구절처럼 극적이다. 3부에서도 안준은 명언(名言)을 인용했다. '자유의 역사는 저항의 역사다'라는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말에서 따온 'Abso lute Resistance'다.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아부다비 분수의 몸짓이 역동적이다. (02)3789-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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