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쓰고, 유모차 밀며 달린 외국인들 "서울의 전통과 현재 한눈에 담았어요"

    입력 : 2017.05.01 03:03

    40여개국 300여명 참가

    30일 오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 서울하프마라톤 출발을 30분 앞두고 준비 운동에 한창인 참가자들 사이에서 히잡(머리와 목을 가리는 이슬람식 스카프)을 쓴 여성 두 명이 다른 참가자들의 몸동작을 따라 하고 있었다. 팔벌려뛰기와 앉았다 일어서기 같은 체조가 어색했는지 동작을 할 때마다 서로 보고 깔깔 웃었다. 바로 옆에선 백인 남성과 여성이 'Run Seoul'이라고 적힌 서울하프마라톤 기념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고 있었다

    미국인 돈 페트라시씨 부부는 한 살, 세 살 자녀를 태운 유모차를 밀며 10㎞를 달렸다.
    미국인 돈 페트라시씨 부부는 한 살, 세 살 자녀를 태운 유모차를 밀며 10㎞를 달렸다. /김지호 기자
    서울하프마라톤엔 히잡을 쓴 참가자(맨 앞쪽)를 포함해 외국인 러너가 다수 출전했다.
    서울하프마라톤엔 히잡을 쓴 참가자(맨 앞쪽)를 포함해 외국인 러너가 다수 출전했다. /이태경 기자
    이날 서울하프마라톤은 세계 곳곳 출신 참가자들로 붐볐다. 일본, 중국처럼 가까운 나라뿐 아니라 페루나 멕시코 같은 중남미 국가 출신 참가자도 많았다. 북유럽의 노르웨이부터 아프리카 우간다 출신 러너까지 40여 개국 300여 명의 외국인이 10㎞·하프 코스에 참가해 서울 도심을 달렸다.

    여자 부문 우승자도 외국인 중에서 나왔다. 홍콩 출신의 니콜 추이(24)씨는 이날 하프 코스에 참가해 1시간24분23초 기록으로 여자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15년 한국에 온 그는 서울 서초구 덜위치칼리지에서 디자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마라톤 마니아라는 추이씨는 "2주 전 미국 보스턴 마라톤을 완주하고 서울하프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 곧바로 서울로 건너왔는데 우승까지 했다"며 "한강을 건너는 코스가 환상적이었다"고 했다.

    미국인 돈 페트라시(31)씨는 아내 힐러리씨와 함께 유모차를 밀며 뛰었다. 세 살, 한 살 남매가 타고 있었다. 그는 "서울에 산 지 석 달 정도밖에 안 돼 아이들과 같이 서울 구경삼아 참가했다"며 "평소 지하철만 타고 다녀 몰랐던 서울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위해 매일 집 주변을 5마일(약 8㎞)씩 달리며 준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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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하프마라톤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주요 인사들이 30일 출발 지점인 광화문광장에서 참가자들을 바라보는 모습. 왼쪽부터 박홍섭 마포구청장,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 유동훈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김영종 종로구청장. /박상훈 기자
    캐나다계 엔지니어링 업체 SNC 라발린 한국 지사장을 맡고 있는 인도인 라케시 파와(39)씨도 이날 딸 가타(8), 직장 동료 8명과 함께 10㎞ 코스를 달렸다. 그는 17세 때부터 인도에서 프로 크리켓 선수로 활동한 경력의 스포츠광이다. 파와씨는 "마라톤은 협동심을 기를 수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출전을 권유했다"며 "전통과 현재가 섞인 서울을 한번에 볼 수 있었다"고 했다.

    ▲협찬: KB금융그룹, IBK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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