最古 가곡 노랫말 책 '청구영언' 공개

    입력 : 2017.04.27 03:04

    국립한글박물관 '청구영언'展

    나라 지킨 충정과 기개, 사랑과 질투, 시집살이의 고단함, 유쾌한 우정까지…. 노랫말 580수 안에 인생사 모든 것이 녹아 있다. 조선 건국을 앞두고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라고 회유하는 이방원의 '하여가'도,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다시 죽어'라고 답하는 고려 충신 정몽주의 '단심가'도 이 책이 있어 비로소 기록으로 남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가곡(歌曲) 노랫말 책인 '청구영언(靑丘永言)'이다.

    '청구영언' 원본
    /연합뉴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철민)은 28일 개막하는 특별전 '순간의 풍경들, 청구영언 한글 노랫말 이야기'에서 '청구영언' 원본〈사진〉을 공개한다. '청구영언'은 1728년 조선 후기 가객(歌客) 김천택이 개인 문집에 실려 있거나 구전으로만 전하던 가곡의 노랫말 580수를 한데 모아 악곡을 중심으로 시대별, 인물별로 엮은 책이다. 고려 말부터 편찬 당시까지 임금, 사대부, 기녀, 중인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가곡의 노랫말이 한글로 실렸다.

    박물관은 2013년 구입한 '청구영언' 원본을 중심으로 가곡과 관련된 유물 61점을 소개한다. '청구영언'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가집(歌集)으로 꼽히는 김수장의 '해동가요(1755년)', 박효관과 안민영의 '가곡원류(1876년)'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전시는 옛 노랫말 가사에 집중해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 입구에서 볼 수 있는 5분짜리 영상은 18세기 한양 모습을 묘사한 '만횡청류' 노랫말에 맞는 '지금 서울'의 장면들을 찍었다. "낙양성 안에 막 봄이 화창한 때 모든 생물들이 다 즐겁더라." 활짝 핀 벚꽂과 함께 펼쳐지는 300년 전 노랫말이 요즘 현대인의 일상에 빗대도 어색하지 않다. 짝사랑, 이별 등 노골적 사랑 노랫말만 모아 뒷골목 낙서처럼 연출한 '19금 공간'도 있다. 9월 3일까지. (02)2124-6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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