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조선] 황사 발원지에서 나무를 심는 오기출 푸른아시아 사무총장의 경고

    입력 : 2017.05.06 09:50

    “몽골 모래바람은 중국 오염물질 운반체”

    몽골 사막화 방지를 위해 나무를 심는 등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앞장서온 사단법인 푸른아시아의 오기출 사무총장이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동안 기후변화 현장에서 활동하면서 실감한 지구촌의 심각한 위기상황을 알리고, 사람들의 관심과 동참을 호소하기 위한 것이다.

    오 사무총장은 1980년대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후 30대 중반까지 민주화운동을 하다가 1990년대 중반 이후 기후변화 문제가 가장 중대한 현안임을 깨닫고 시민단체 ‘푸른아시아’를 설립했다. 푸른아시아는 2014년 환경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생명의 토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오 사무총장이 이번에 출간한 책 내용 중 미세먼지의 심각성 및 해법에 관한 대목을 요약해 소개한다.

    황사와 미세먼지의 피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2015년 4월에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에 사는 30세 이상 성인 가운데 한 해 1만5천여 명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조기에 사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사망자의 15.9%에 해당하는 수치다.

    실제로 2010년에 미세먼지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을 조사해보니, 호흡기 질환 1만2천5백11명, 심혈관계 질환 1만2천3백51명, 천식 5만5천3백95명, 만성 기관지염 2만4백90명, 그리고 폐암 환자도 1천4백3명이나 되었다. 1년 동안 수도권 성인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가 이 정도이니, 전국을 대상으로 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한국인의 자살률이 1년에 1만 명으로 OECD 가입국가 중 1위라고 해서 큰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 미세먼지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이 문제가 하루 속히 개선되지 않는다면 큰 재앙으로 다가오리라는 것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다.

    몽골 서부 황사 발원지의 모래먼지 폭풍.

    # 황사의 발원지는 몽골 고비사막

    최근 우리나라에서 황사가 심해진 것은 전적으로 중국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정말로 중국이 황사의 주범일까? 2015년 1월에서 5월 사이 우리나라에서는 오염 황사가 15번 발생했다. 같은 시기 중국에서는 모래먼지 바람이 2번 발생했다. 나머지 13번은 어디에서 온 걸까?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황사는 명백하게 몽골에서 시작된다. 몽골에서는 황사라는 표현 대신에 모래먼지 폭풍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나는 몽골에서 초속 20m에서 46m의 모래먼지 폭풍을 자주 접했다. 몽골에서 시작된 모래먼지 폭풍이 북서풍을 타고 중국 내륙을 거쳐 한반도에 들어오는데, 오는 도중 굵은 모래입자는 아래로 떨어지고 미세한 입자만 남게 된다.

    황사가 지나오는 길에 중국의 주요 석탄화력발전소와 공업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모래먼지 바람이 네이멍구, 베이징 근처의 허베이성, 톈진 등의 공업단지를 거치면서 납, 카드뮴, 다이옥신 같은 발암물질은 물론이고 어떤 때는 방사능물질까지 묻어서 온다. 이때 모래바람 속에 섞여 있는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서해를 넘어오면서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산칼슘, 황산화물 같은 유독물질로 변하기도 한다.

    몽골의 모래바람을 미사일 운반체라고 한다면, 중국 공업지역의 오염물질은 탄두에 비유할 수 있다. 즉 미사일이 탄두를 장착하고 기상 조건이 맞으면 한반도로 날아와서 미세먼지로 터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말하는 황사는 단순한 먼지나 모래가 아닌 중금속과 독성이 강한 대기오염 물질이 포함된 황사라는 것이 문제다. 2008~2011년 통계를 보면 두 종류 이상의 중금속이 포함된 황사가 거의 매년 10%씩 늘어나 2011년에는 50%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은 이보다 훨씬 더 많아져서 70% 이상이 오염 황사라고 보면 된다.

    중국은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여 오염 황사를 만들기는 하지만, 황사 발생 기간만 비교한다면 몽골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중국은 매년 황사 발생 일수가 평균 2일, 많이 발생해도 9일 정도다. 이에 비해 몽골은 1991년에 연평균 10일이었는데 20년 후인 2010년에는 연평균 48일로 5배 이상 늘었고, 중국과 비교해도 20배가 많다.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황사는 몽골 고비사막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50~71%가량인데, 특히 최근 들어 이 지역에서 모래먼지 폭풍이 급증하고 있다. 몽골의 모래폭풍은 초속 20~46m로 바람의 세기가 매우 강하다.

    예전에는 바람이 불어도 이처럼 세지 않았다. 그런데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상승기류가 형성되어 바람이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몽골의 사막화가 진행 중이라 앞으로 바람의 세기가 더 강해지고 기간도 길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몽골의 사막화는 몽골만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메마른 땅에 나무를 심고 있는 모습.

    # 산업구조 틀을 바꿔야

    미세먼지 문제를 개인의 실천으로만 다루어서는 곤란하다. 물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개인과 가정 차원에서도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나 미세먼지 발생에 개인과 가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2012년 11월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발표한 ‘시민 참여형 기후변화 대응 활성화 방안 최종 보고’에 따르면 가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의 10.11%다. 이것은 가정이 배출하는 직접배출과 간접배출을 포함한 양이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는 산업시설과 화력발전소, 자동차 배기가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정부와 기업은 휘발유, 디젤 같은 내연기관 자동차만 만들어 판다. 그러면서 이런 차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미세먼지 문제는 사회·경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공기청정기도 질 좋은 마스크도 답이 아니다. 가정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동차를 덜 타는 것만으로는 미세먼지가 사라지지 않는다. 산업구조의 틀을 바꾸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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