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대 36%… 마크롱, 다른 정파 지지 업고 르펜 압도

    입력 : 2017.04.26 03:05 | 수정 : 2017.04.26 08:16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 내달 7일… 경쟁자였던 피용·아몽 이어 올랑드 대통령도 마크롱 지지

    - 1차는 가슴으로, 2차는 머리로 투표
    극우 르펜의 반EU·반난민 정책, 프랑스 국민들 상당한 거부감
    조급한 르펜, 마크롱 연일 공격 "부패한 기득권 세력 지지 받아"
    극우 이미지 희석하려 당대표 사퇴
    '대세' 된 마크롱은 공격 자제… 대선 후 6월 총선까지 염두에 둬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기성 양대 정당 후보 대신 중도와 극우 등 '아웃사이더' 후보 2명이 결선에서 맞붙는 프랑스 대선이 24일(현지 시각) 본선 레이스에 돌입했다.

    지난 23일 1차 투표 때 탈락한 공화당과 사회당, 극좌 후보 지지자들 민심이 누구에게 더 많이 쏠리느냐에 따라 차기 프랑스 대통령이 결정된다. 결선투표는 다음 달 7일 실시된다.

    초반 승기는 중도 신생 정당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잡았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Elabe)가 이날 프랑스 유권자 96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마크롱에 대한 지지는 64%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후보(36%)를 28%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마크롱은 같은 날 프랑스여론연구소(IFOP)·피뒤시알 공동 조사에서도 60% 지지율로 르펜(40%)을 앞섰고, 오피니언웨이도 마크롱(61%)과 르펜(39%)의 격차가 22%포인트에 달하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선 1차 투표(프랑스 내무부 최종 집계)에선 마크롱은 24.0%, 르펜은 21.3%를 각각 얻어 두 사람의 득표율 격차는 2.7%포인트에 불과했다.

    프랑스 대선 결선 진출 후보 지지율 그래프

    마크롱과 르펜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벌어진 것을 놓고 반(反)EU·반난민을 주장하는 극우 후보 르펜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반감과 견제 심리가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엘라베 조사(무응답 제외)에서 마크롱은 극좌 후보였던 장뤼크 멜랑숑을 지지했던 유권자의 77%, 아몽 지지자의 93%, 피용 지지자의 63%를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차 투표 때는 자신이 원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지만, 결선투표 때는 이성적 판단에 따라 '좀 더 바람직한' 후보를 선출하는 프랑스인들의 독특한 선거관 때문이다. 프랑스에선 "1차 투표 땐 '가슴'으로, 2차 투표 땐 '머리'로 투표한다"는 말이 있다.

    프랑스 정계 거물들의 마크롱 쏠림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공화당과 사회당의 대선 후보였던 피용과 아몽에 이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이날 마크롱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르펜은 프랑스의 고립과 EU 결별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극우 대통령은 프랑스를 심각하게 분열시켜 놓을 것"이라고 했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두 후보의 전략은 극명하게 대비됐다. 르펜은 마크롱에 대해 인신 공격을 포함한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었다. 르펜은 이날 프랑스 북부 파드칼레 지역 유세에서 "마크롱은 이슬람 테러 문제에 아무런 대책도 없는 약한 후보"라며 "부패한 프랑스 기득권 정치 세력의 지지를 받는 그가 프랑스에 대한 약간의 애국심이라도 가진 분야는 단 하나도 없다"고 공격했다.

    르펜은 또 "오늘 국민전선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파격 선언을 했다. 그는 "정당의 이해관계를 초월해 모든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댔지만, 프랑스 정치권은 "극우라는 딱지를 희석시켜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차 투표 때 다른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 특히 피용을 지지했던 보수 쪽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마크롱은 르펜 공격을 자제하고 다수의 국민을 포용하는 '큰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모습이었다. 그는 1차 투표 결과 발표 직후에도 르펜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고 "프랑스 모든 국민을 대변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했다.

    리샤르 페랑 '앙마르슈' 사무총장은 "극우 정당은 냉정함을 잃으면 언제나 비난조로 나온다"며 "우린 남을 비난하는 캠페인이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일간 르몽드는 "마크롱 캠프의 행보는 오는 6월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대통령 당선 후 기존 주류 정당인 공화당·사회당을 밀어내고 다수 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아무도 자극하지 않는 게 좋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프랑스 대선이 중도와 극우, 친(親)EU (마크롱) 대(對) 반EU(르펜) 구도로 확정되면서 유럽의 '해외 응원전'도 뜨겁게 달아올았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 등은 마크롱을 지지한 반면, 네덜란드 극우당인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와 영국독립당의 나이절 패라지 전 대표,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 등은 르펜 편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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