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 이방카? 국제무대 데뷔에 여론 싸늘

    입력 : 2017.04.22 03:20 | 수정 : 2017.04.22 09:05

    [25일 개막 獨 'G20 여성경제정상회의'참석, 메르켈·라가르드와 토론]

    무급 보좌관으로 일한다면서 개인 스타일리스트까지 고용
    영부인 대신 대중 앞에 나설 준비
    남편 쿠슈너와 전방위 국정 관여, 가방 등 이방카 브랜드 매출 급증
    前 백악관 윤리담당 변호사 "이해 상충 우려… 국정 손 떼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가 오는 25일부터 이틀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여성경제정상회의(W20 Summit)에 참석한다고 백악관이 20일(현지 시각) 공식 발표했다.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이 내치와 외교 문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방카도 '막후 실세'에서 벗어나 사실상의 '퍼스트레이디(영부인)' 역할을 하며 국제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것이다.

    이방카의 이번 회의 참석은 미국과 독일의 정상회담차 미국을 찾았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이방카는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세계적인 여성 명사들과 토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 백악관으로 바로 입성한 남편 쿠슈너와 달리 이방카는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으면서 국정에서 한발 물러서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20일쯤 아무런 직책도 없이 백악관의 업무 공간인 '웨스트윙(서쪽 별관)'에 은근슬쩍 자신의 사무실을 마련했다. 이후 여론의 비판이 커지자 백악관은 지난달 말 "이방카가 백악관의 무급 보좌관으로 일할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조언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후 이방카는 공식 석상에서 자신의 의상을 책임질 할리우드 출신의 개인 스타일리스트까지 고용했다. 백악관에서 영부인이 아닌 대통령의 딸이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를 대신해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서기 위한 준비를 한 것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방카와 쿠슈너를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두 부부가 전방위로 국정에 관여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방카는 최근 세제 개편 논의는 물론 백악관 인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카의 고문 역할을 했던 디나 파월은 최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에 선임되기도 했다.

    쿠슈너는 미·중 정상회담의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고, 중동 문제에도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 연방정부 개혁 작업도 그에게 맡겼다.

    문제는 이방카와 그의 남편 쿠슈너가 근본적으로 사업가란 점이다. 이방카가 아버지 덕에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그녀가 운영했던 '이방카 트럼프' 브랜드 핸드백 등의 작년 매출은 4730만달러(536억원)로 그 전해보다 61%나 급등했다. 올해 매출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방카의 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 앞에서 중국어로 민요를 부르는 등 중국에 호감을 표시하면서 이방카 브랜드의 중국 수출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부부의 국정 개입에 대해 미국 내 여론은 싸늘하다. 미국 퀴니피액대학이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방카가 백악관의 중책에 맡고 있는 데 대해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53%, 적절하다는 응답은 36%였다. 쿠슈너에 대해선 부적절 53%, 적절 32% 수준이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이방카는 이날 내달 출간하는 '일하는 여성들, 성공 법칙 다시 쓰기'란 책을 홍보하지 않고, 수익금도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CBS 인터뷰에선 "아버지와 의견이 다르면 아주 솔직하게 말한다"며 자신의 역할을 부각하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윤리 담당 변호사를 했던 노먼 아이젠은 워싱턴포스트(WP)에 "이방카와 쿠슈너는 외교 정책 등 여러 측면에서 이해 상충 우려가 있다"며 "(국정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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