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을 사흘 앞둔 20일(현지 시각) 밤 파리 도심 한복판에서 극단주의 무장 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로 추정되는 괴한이 총격 테러를 벌여 경찰관 1명이 숨지고 경찰관과 관광객 등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테러는 23일 실시되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 나선 후보 11명이 마지막 3차 TV 토론이 진행되는 도중에 일어나 이번 대선의 막판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선 후보 중 극우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와 중도 우파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후보 등은 이 사건 직후 유세 중단을 결정했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테러는 오후 9시쯤 파리의 최고 중심가이자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샹젤리제 거리의 대로에서 발생했다. 한 괴한이 자동차에서 내리더니 인근에 주차해 있던 경찰차를 향해 자동소총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이 공격으로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여성 관광객이 가벼운 총상을 입었다. 괴한은 범행 직후 무장 경관들과 총격전을 벌이다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IS는 사건 직후 자신들의 인터넷 홍보 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우리 전사가 이번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은 "괴한은 카림 쇠르피라는 이름의 39세 아랍계 프랑스인"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에도 경찰관 살인 미수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테러"라며 "대선이 안전하게 치러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21일 긴급 국가 안보회의를 소집했다.
4명의 주요 후보가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대선은 이번 사건으로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중도 신생 정당 '앙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트롱이 조금씩 1위로 앞서나가고 국민전선 르펜과 공화당 피용, 극좌파인 장뤼크 멜랑숑 등이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총격 사건으로 테러와 이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인 피용과 르펜이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입력 2017.04.22.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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