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대통령 삼성동 자택 팔고 내곡동에 집 샀다

    입력 : 2017.04.22 03:12 | 수정 : 2017.04.22 10:58

    박 前대통령, 집 매매로 30억 마련… 변호사 비용 댈 듯

    - 삼성동 집 산 마리오아울렛 회장
    "급매로 싸게 나왔다 해서 구입… 박 前대통령과 아무 인연 없어"

    - 유명 디자이너가 살던 내곡동 집
    대지 406㎡, 지상 2층 지하 1층
    집 인근에 다른 집 매물로 나와 경호동으로 활용될 가능성
    박 前대통령 내달 2일 준비기일… 전두환·노태우 섰던 법정서 열려

    내곡동 자택 위치 지도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을 팔고 서초구 내곡동에 새집을 마련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오는 29일쯤 이삿짐을 옮길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 3일 전인 지난달 28일 삼성동 자택을 67억5000만원에 홍성열(63) 마리오아울렛 회장에게 매각하는 계약을 했다. 앞서 3월 13일에는 유명 디자이너 이모(69)씨로부터 내곡동 새집을 28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삼성동 자택 매각 잔금은 지난 20일 받았고, 홍 회장에게 등기도 넘어갔다. 집 계약은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55) 변호사와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1983년에 지은 삼성동 자택이 워낙 낡은 데다 이웃들에게 여러 가지 불편을 줘 조금 더 조용하고 한적한 곳으로 이사한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경호실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없더라도 자택에 대한 물적 경비는 지속해야 하고 박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돌아올 경우에 대비해 새집 주변 경호동 매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됐지만 전직 대통령 신분이어서 오는 2027년까지 경호를 받게 된다. 경호동 매입 비용 등은 국고에서 지원한다.

    박 전 대통령이 새로 마련한 집은 서울 강남구 헌릉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100m쯤 들어간 골목길 끝자락 한적한 곳에 있다. 큰길 맞은편에는 내곡 보금자리지구가 자리 잡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산 내곡동 집은 경부고속도로 양재IC, 분당~내곡 도시고속도로 내곡IC에서 멀지 않다. 집 인근에 매물로 나온 다른 집이 한 채 있어 앞으로 경호동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집은 대지가 406㎡(약 123평)으로 삼성동 자택(대지 484㎡)보다는 작지만 건물 연면적은 172평으로 더 넓다. 지상 2층 지하 1층 단독주택이라는 점은 같다. 박 전 대통령에게 집을 판 디자이너 이씨와 딸 신모씨(배우)는 2주 전쯤 집을 비웠다고 인근 주민들이 말했다. 이씨는 애초 집을 25억원에 팔겠다고 내놨는데, 3억원 높은 28억원에 팔았다고 한다.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사하려고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주택의 전경. 2008년에 지어진 이 집(지상 2층·지하 1층)은 헌릉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100m쯤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한적한 편이며, 집 뒤쪽으로는 구룡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나온다.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사하려고 구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주택의 전경. 2008년에 지어진 이 집(지상 2층·지하 1층)은 헌릉로 왕복 8차선 도로에서 100m쯤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한적한 편이며, 집 뒤쪽으로는 구룡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나온다. /박상훈 기자

    삼성동 집을 산 홍성열 회장은 1980년 마리오상사를 설립한 뒤 2001년 마리오아울렛을 열며 대형 매장으로 성장시켰다. 일부 매체는 그가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과 친분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홍 회장 측은 "부동산 업계 지인이 급매로 싼값에 나왔다고 해서 샀다"며 "박 전 대통령이 기거했던 방 하나에만 제대로 보일러가 들어오고 손 본 곳도 그 방 하나뿐이어서 제대로 입주해 살려면 집 안 전체를 뜯어고쳐야 할 정도로 낡았더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거래를 통해 30여억원을 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동 자택 매각 대금 67억5000만원과 내곡동 매입 대금 28억원의 차액은 39억5000만원이지만 매각 양도 차익에 따른 세금과 새집 매입에 따른 취득·등록세가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1990년 삼성동 자택을 10억5000만원에 샀기 때문에 양도 차익이 57억원에 이르지만 10년 이상 장기 보유한 데 따른 세금 감면액이 커서 실제 내야 할 세금은 수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부동산 업계에선 박 전 대통령이 집을 사고판 가격은 시세와 별 차이가 없다고 했다. 삼성동 집의 기준 시가는 27억원가량이다. 하지만 이 부근 토지의 실거래가는 3.3㎡(1평)에 4500만~50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들인 내곡동 집도 기준 시가는 10억8000만원인데 실거래가는 그 2~3배가량이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말이다.

    박 전 대통령 주변에선 삼성동 집 매각을 통해 생긴 자금이 박 전 대통령의 소송 비용 등으로도 쓰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직후 변호인단 9명 가운데 유 변호사와 채명성 변호사를 제외한 7명을 해임했다. 법조계에선 박 전 대통령의 혐의가 뇌물 수수 등 18가지나 되고 재판이 오래갈 전망이어서 변호인단 추가 선임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다. 파면된 박 전 대통령은 연금을 받지 못한다. 박 전 대통령 측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이 변호사 비용 마련 등에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는 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 준비 기일을 다음 달 2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연다고 밝혔다. 417호 대법정에선 1996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재판을 받았다. 공판 준비 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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