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자살한다고 한다" 장시호 다급한 전화에 최순득, 朴 전 대통령과 통화…"최순실 한국 들어와야 문제 해결"

    입력 : 2017.04.21 16:34 | 수정 : 2017.04.21 16:36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인터넷캡쳐

    지난해 10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졌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61)씨의 언니인 최순득(65)씨를 통해 유럽에 있던 최순실씨의 입국을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서 최순득씨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특검팀이 공개한 조서에는 최순실씨가 지난해 10월 30일 급히 귀국한 배경을 알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순실씨가 직접 박 전 대통령과 통화하지는 않았지만 언니 최순득씨와 함께 입국 시기를 조율하고 상의한 것이다.

    최순득씨의 딸 장시호씨./국회방송 캡쳐

    최순득씨 진술에 따르면 최순실씨 귀국 나흘 전인 10월 26일 딸 장시호씨가 어머니 최순득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장씨는 “이모(최순실) 유언장을 찾았다. 이모가 자살한다고 한다. 이모가 이사장님(박 전 대통령)과 연락이 안 된다면서 나한테 ‘윤 대통령 비서’(윤전추 행정관 추정)에게 전화해 보라는데, 내가 전화할 상황은 아닌 것 같아 엄마가 대신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씨는 “지금 저녁 시간이라서 이사장님이 전화를 안 받을 수 있으니 윤 비서를 통해 이사장님과 통화해줬으면 좋겠다”며 전화번호 몇 개를 불러줬다고 한다.

    이에 최순득씨는 “나는 이 양반(박 전 대통령)과 몇년 간 통화한 적도 없는데 갑자기 전화해서 무슨 말을 하느냐”고 했지만 장씨는 다급히 “이모가 자살할 것 같다”고 했다.

    최순득씨는 윤전추 행정관에 전화를 걸어 “(최순실) 언니입니다. 혹시 (대통령과) 통화가 되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윤 비서는 “제가 지금 외부에 있고, 대통령님과 함께 있지 않다. 한 20분 후에 통화가 될 것 같다. 그때 다시 연락을 달라”고 답했다.

    이후 순득씨는 다시 전화를 걸었고, 윤 행정관은 “잠시만 기다리시라”며 박 전 대통령을 바꿔줬다고 한다.

    이후 박 대통령과 최순득씨의 통화가 이어졌다. 최순득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안녕하십니까.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이런 일로 전화를 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너무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고 한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글쎄요.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었네요”라며 최순득씨의 안부를 물었다고 특검은 파악했다.

    최순득씨가 자신의 암 수술 이야기 등 근황을 전하자 박 전 대통령은 “그러셨느냐. 수술하시고 힘드셨겠네요”라고 말했다.

    최순득씨는 자신의 동생 최순실씨 이야기를 꺼내며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순실이가 제 딸에게 대통령께 전화드려 보라고 시켰는데, 제 딸이 직접 전화드릴 수 없어 제가 전화드렸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은 “순실씨와 직접 통화하셨나요”라고 물었고, “직접 통화한 게 아니다”라고 하자 “본인(최순실)이 일단 한국에 들어와야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순득씨가 “언니 입장에서 동생을 죽일 수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하자 박 전 대통령은 거듭 “본인이 한국에 일단 들어와야 해결이 됩니다”라고 말했다고 특검팀은 전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아는 변호사가 있느냐”고 물었고, 최순득씨는 “동생이 이혼할 때 담당했던 변호사가 도와줄 것 같습니다. 법무법인 어디인가 있다고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최순득씨는 특검에서 “대통령께서 제게 두 번이나 한국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하셔서 그 말씀을 듣고 동생이 꼭 한국에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구나 생각했다”며 그 후에는 박 전 대통령과 통화한 일이 없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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