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 BIZ] 바늘 없앤 명품 시계 더 스마트하게

    입력 : 2017.04.22 03:01

    기능 넘어 패션으로
    성능 못지않게 디자인도 중요해져

    달라지는 스마트워치 시장
    IT업계·패션 브랜드, 손목 위 '스마트 전쟁'

    미국과 유럽의 시계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스마트워치 기능을 결합한 패션 브랜드 시계를 내놓고 있다. 스마트워치 등장 이후 주춤했던 시계 업체들이 구글의 웨어러블 전용 OS(운영체제)를 적용한 손목시계를 내놓으면서 스마트워치도 기능 못지않게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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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에서 전시된 태그호이어의 럭셔리 스마트워치 ‘커넥티드 모듈러 45’ / 블룸버그

    지난달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인 '바젤 월드 2017'에서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졌다. 외신들은 "정통 시계 브랜드는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스마트워치 업체들이 오히려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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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세계 최대 시계박람회 바젤월드에서 전시된 1 엠포리오 아르마니 ‘커넥티트 터치스크린’, 2 마이클 코어스 ‘억세스 그레이 터치스크린’은 명품 시계에 스마트워치 기능을 더했다. 반면 3 LG전자 스마트워치는 시침과 분침을 넣어 아날로그적 느낌을 강조했다. / 파슬·LG전자 제공

    유럽과 미국의 시계 업체들은 올해 바젤월드 2017에서 GPS(위성항법장치), NFC(근거리무선통신) 같은 첨단 모바일 기능을 수용한 시계를 선보였다. 이들이 만든 시계는 기기 활용 면에서 애플이나 삼성전자 스마트워치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다. 예를 들어 파슬(Fossil) 그룹은 올가을 안드로이드웨어 2.0 OS를 탑재한 'Q벤처'와 'Q익스폴리스트'를 출시한다. 이 작은 손목시계 안에는 스냅드래곤웨어 2100 프로세서가 탑재됐고, 4기가바이트(GB) 저장 공간까지 갖췄다. 가격은 255~275달러 수준. 아직 GPS와 NFC는 따로 없지만 스마트워치를 닮아 가고 있는 것이다. 파슬의 알리샤 슈로프 마케팅 이사는 "디지털은 우리 미래가 있는 곳이고,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할 곳"이라는 말로 변신(變身) 이유를 설명했다. 파슬이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으로 만드는 DKNY, 마크제이콥스 등 명품 브랜드들도 잇따라 스마트워치 출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아예 바늘을 없앤 명품 시계도 많다.

    스위스의 태그 호이어는 지난달 시계 헤드와 시곗줄, 커넥터 등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커넥티드 모듈러45'를 출시했다. 1.39인치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달았고, GPS와 NFC에 가속도 센서와 물체의 방위를 측정하는 자이로 센서, 촉각을 감지하는 햅틱 엔진이 들어가 미세한 손끝 터치에도 반응한다.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인 구글어시스턴트까지 탑재됐다. 휴고보스와 토미힐피거도 비슷한 성능을 갖춘 '스마트 명품' 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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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어S3 스마트워치와 스위스 부품으로 만든 시계를 결합시킨 삼성전자의 하이브리드형 포켓워치. / 삼성전자 제공
    IT 업계에서 만드는 제품은 반대로 패션 요소가 중요해지고 있다. 시계 바늘도 살아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바젤월드에 처음 단독 부스를 만들어 '기어S3' 스마트워치를 전시했다.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포켓워치(회중시계)까지 내놓았다. 스마트워치를 바라보는 '철학'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워치는 더 이상 IT 기기가 아니라 시계로 인식되고 있다"며 "성능 못지않게 디자인 면에서 호감을 얻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올해 내놓은 'LG워치 스포츠'와 'LG워치 스타일'에서 제품별 콘셉트를 명확하게 나눴다. 이는 소비자들의 스마트워치 구매 동기가 스포츠 용도와 디자인 요소 두 가지로 뚜렷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IT 업체들과 정통 시계업체들이 함께 키워가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올해 바젤월드에서 시계 디자이너 이반 아르파는 "스마트 워치의 전진(前進)은 시계 산업이 받아들여야 하는 변화의 신호탄"이라며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파악하는 도구가 아니라, 연결의 시대를 맞아 역할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계 브랜드들은 기존 시계 판매량 감소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처지다. 스위스 시계 연합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스위스 시계 제조사들의 손목시계 수출량은 2015년 대비 9.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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