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한 세월이여"…설 곳 잃은 40대 베테랑들

  • 뉴시스

    입력 : 2017.04.21 14:44

    현역 최고령 선수 최영필
    1978년생 이하 40대 선수 9명, 절반 넘는 5명 2군 머물러
    KBO리그 세대교체 바람 속 팀내 입지 줄어…은퇴 기로
    지난 19일 한화 이글스 베테랑 포수 조인성(42)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개막전부터 한화의 안방을 책임졌던 조인성은 최근 두산과 트레이드를 통해 팀에 합류한 최재훈(28)에 밀려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다. 급기야 2군행을 통보받았다.

    특별히 부상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불혹을 넘어선 나이에 포수 마스크를 쓰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이는 성적에서도 잘 드러나 조인성은 24타수 3안타의 빈타에 그쳤다. 시즌 초반 리그에 몇 남지 않은 40대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팀 내 입지가 좁아지면서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는 한국 나이 40살(1978년생 포함)이 넘은 선수는 모두 9명이 등록했다.

    KIA 최영필(1974년)이 최고령이며 조인성(1975년)이 두 번째 고참이다. NC 이호준, 삼성 이승엽, KIA 임창용, 한화 박정진(이상 1976년)이 마흔을 넘겼다. 한화 송신영(1977년)과 KIA 김원섭과 롯데 정대현(1978년) 등이 40대 그룹 막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이들 중 상당수는 팀의 주축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줬다. 이승엽과 이호준은 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했다.

    최영필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고, 임창용은 후반기에 합류했지만 15세이브를 거뒀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조했다. 박정진은 77경기에 등판하며 핵심 불펜자원으로 뛰었다. 정대현과 송신영, 김원섭도 많은 경기는 아니지만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들 중 4명은 1군 무대를 밟지 못하는 등 5명이 2군에 있다. 다른 선수들도 역할이 대폭 축소됐거나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40대 베테랑 선수들의 존재감이 희미하다.

    최고령 선수인 최영필은 아직 1군 무대(이하 20일 기준)에 오르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두 차례 등판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지만 김기태 감독이 젊은 투수들 위주로 불펜을 꾸리고 있어 언제 부름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

    작년 후반기부터 1군 무대를 밟지 못한 김원섭도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 퓨처스리그에 4경기 출전했지만 아직 안타를 때려내지 못하고 있다.

    임창용은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다. 지난 1일 삼성과 경기에서 7점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고, 8일 한화전에서는 세이브 기회에서 패전의 멍에를 쓴 뒤 중간계투로 나서고 있다.

    '국제대회용'이라 불리던 정대현도 아직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나마 퓨처스리그 활약은 괜찮다. 4경기에서 3⅔이닝 무실점하며 1홀드를 기록 중이다.

    이호준은 선수협회장에서 물러난 뒤 아직 경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스프링캠프에 함께 하지 못해 뒤늦게 몸만들기에 돌입했지만 타석에 서는 모습을 언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나마 박정진이 10경기에 등판해 1패를 안고 있지만 원포인트 릴리프로서 꾸준한 등판 기회를 얻고 있다. 2군에 내려갔던 송신영은 최근 1군에 등록됐다. 최근 SK전에 등판해 2⅔이닝으로 비교적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라이언킹' 이승엽의 부진은 안타깝다. 최하위로 추락한 팀 성적만큼이나 개인 기록도 이승엽이란 이름에 비춰보면 매우 낯설다.

    그는 각종 대기록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만큼 모든 경기를 선발로 소화하며 적극적으로 타석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통산 타율(0.303)에 한참 못 미치는 0.226(62타수 14안타)에 머물러 있다. 2홈런 8타점을 올리며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작년 3할 타율에 27홈런 118타점을 올리는 등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줬던 것과 비교하면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이병규(전 LG), 홍성흔(전 두산) 등 KBO리그를 수년간 호령했던 별들이 유니폼을 벗었다.

    아직 시즌의 10분 1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 시즌이 끝나면 남아 있는 40대 선수 중 일부 또는 상당수는 정든 그라운드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젊은 유망주 선수들의 성장과 주축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받는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불혹을 넘긴 베테랑들이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고 행복한 미소와 함께 올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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