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추적>병사 포상휴가 제한한다는 '휴가평등제'. 사실인가?

    입력 : 2017.04.21 14:06

    실제 지난 13일자 허핑턴 포스트 기사./인터넷 캡쳐
    지난 13일 허핑턴포스트에서 국방부가 ‘휴가평등제’를 실시한다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군이 병사 개개인 포상휴가 최대한도를 육군 18일, 해군 19일, 공군 20일로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허핑턴포스트 기사에 담긴 내용은 딱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이 보도를 시작으로 ‘휴가평등제’에 관한 소문이 SNS를 굴러다니기 시작했고, 1주일이 지나자 팩트와 카더라가 뒤섞여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부터가 거짓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휴가평등제' 관련 게시물에 달린 한 댓글./인터넷 캡쳐
    소문을 요약하자면, 이번 조치로 포상휴가 제한이 종전 15일에서 18일로 되려 늘었고, 휴가 사용기한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됐다는 거다. 또 ‘대회 우승’ 등 본인이 능력과 노력을 발휘해 딴 포상은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 한다. 여하간 오피셜은 아니니, 그 진위는 알 수 없다.

    그래서 국방부에 확인했다. 이진우 국방부 부대변인의 설명을 들어보도록 하자.

    ◇국방부와 나의 이야기

    #일단 허핑턴포스트 보도 내용은 맞는 건가?
    실제로 3월에 공문을 내 병사 간 포상 휴가의 형평성을 개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다만 ‘휴가평등제’는 네티즌이 붙인 명칭 같다. 국방부에서는 쓰지 않는 용어다.

    아무튼 보도 내용대로 1년에 포상휴가 총량 10일을 기준으로 해, 육·해·공군 복무기간에 비례하도록 각각 18·19·20일로 포상휴가 최대한도를 제한했다.

    #기존엔 포상휴가 제한이 15일이고 받은 날짜로부터 3개월 이내에 써야 했지만, 이번 조치는 이를 되려 18일로 늘리고 사용 가능 기간도 6개월로 연장한 거라는 소문도 있던데?
    솔직히 말하자면 헛소문이다. 기존에는 포상휴가 제한이 없었던 게 맞다. 그리고 포상휴가를 받고 일정 기간 내에 써야 한다는 제한은 예나 지금이나 없다. 3~6개월 이내에 쓰라 하는 건 개별 부대 정책일 뿐, 공식 규정에 있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최정예요원 선발이나 사단 주최 웅변대회 우승 등 경연대회 성적으로 받은 상은 18일 제한에 들지 않는다는 소문은?
    사실 그것도 잘못된 정보다. 그렇게 받은 상도 제한 대상이다. 본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포상이더라도.

    제한대상에 걸리지 않는 건 기본으로 주어지는 ‘정기휴가’와 특별한 근무를 하면 나오는 ‘보상휴가’다. 현 규정상 1주일에 4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면 한 달에 최대 3일까지 보상휴가를 준다. 즉, GOP나 GP, 해안경계 등에 투입된 병사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근무에 따른 보상휴가를 제한 없이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종전에 ‘포상휴가’로 주던 상을 ‘보상휴가’ 명목으로 줘서 제한을 피할 수는 없나?
    그런 꼼수는 쓸 수 없도록 막을 것이다. 편법이 통한다면 제도를 시행하는 의미가 없다.

    #결국 없던 제한이 새로 생긴 게 맞다는 이야기인데, 정책을 도입한 이유는?
    그간 (지금은 없어진) 연예병사나 일부 특권층 자녀 등이 과도하게 많은 포상휴가를 받아 다른 장병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하는 일이 여럿 있었다. 특히 지난해 국회와 언론 등에서 이에 대한 지적이 많았고, 국방부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하지만 육군 기준 18일은 너무 적지 않은지?
    국방부 조사 결과 병사가 복무하는 동안 받는 평균 포상휴가 일수는 13일 정도였다. 표준편차에서 크게 벗어나는 소수를 제외하면, 제한 수준에 이르는 병사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당장 나만 해도 받았던 포상휴가가 30일이 넘었었는데?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부대가 예비연대 소속이다 보니 훈련이 잦아 포상 기회가 많았다. 나뿐 아니라 우리 부대 전우들도 대부분 이만큼은 포상휴가를 받았었다.
    그게 바로 표준편차를 벗어나는 일부다. 군 전체로 치면 그리 흔하지 않다.

    ◇울적한 군대의 나날

    이런저런 소문이 많았지만, 결국 예전보다 휴가를 받기 어려워졌다는 게 정답이었다. 현역·예비역이나 소중한 이를 군대에 보낸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군인에게 휴가란 보통 중대한 이벤트가 아니다. 국방부 말처럼 실제 해당하는 병사는 몇 없다 치더라도, 제한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울적할 일이다. 국방부는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 터트린 건 아닐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던 걸 건드린 건 아닐지 다시금 생각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포상휴가 잘린 말년병장./인터넷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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