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 시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말이라며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사실과 다른 것으로 사람들을 오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6~7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언급하면서 "시진핑이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라고 하더라"라고 해 논란을 일으켰다.

WP는 이날 "한·중 역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어설픈(inartful)' 발언으로 많은 한국인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오랫동안 중국과 문화·역사적으로 얽히고 침략도 받았지만, 직접 지배 아래 놓이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어 "과거 중국과 한국 사이에 조공은 있었지만, 당시에도 한국은 독립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이를 두고 한국이 중국에 종속됐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W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시 주석의 말을 그대로 옮긴 것인지, 아니면 시 주석의 말을 오해했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중국 국수주의자들의 의견을 여과 없이 옮긴 트럼프의 처사는 경솔(careless)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고유한 뿌리와 역사를 지니고 있다"면서 "자기 중심적일 수 있는 외국 지도자보다는 미 국무부의 한반도 전문가로부터 역사 교육을 받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한 이 발언으로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는 질문에 "한국 국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지만, 이 발언의 진위에 대해선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