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정신 질환자들 위한 진짜 인권 보호는 퇴원 아닌 제대로 된 입원치료 아닌지

  • 김수경(가명)

    입력 : 2017.04.21 03:07

    얼마 전 개정된 정신보건법에 따라 다음 달 말이면 전국의 병원에 입원한 정신 질환자 상당수가 퇴원한다. 나는 조현병(調絃病)을 심하게 앓다가 극적으로 회복돼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이번의 법 개정 소식을 듣고 너무나 걱정돼 정확한 정보를 전해주기 위해 글을 쓴다.

    입원한 정신 질환자는 대부분 조현병 환자이다. 이 병은 과거에 '정신분열병'이라고 불렀다. 주된 증상은 환청과 망상이다. 그로 인해 파생되는 증상들도 있다. 환청은 대개가 피해 망상적인 내용이다. '누군가 나를 도청하고 있다' '저 사람이 나를 감시한다' '저 사람이 나를 가두려고 한다' 등이다.

    조현병에 걸리면 병식(病識·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자각)이 생기기까지는 현실과 망상을 구분하지 못한다. 입원해서 치료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약물치료와 보호를 통해 병식이 생기게 하여 현실 감각을 찾아주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병원 정신병동의 입원 치료 기간은 평균 두 달 정도이다.

    하지만 치료가 끝나서 퇴원했다고 해도 상태가 꼭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 충분한 회복 기간을 가져야 신체적·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 상태를 되찾게 된다. 조현병 환자 대부분은 수줍고 위축된 모습이지만, 공격성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두 달간의 치료 후에도 환청과 망상이 남아 있다면 자신과 타인에게 언제든지 충동적으로 공격할 소지가 있다. 사실 환청은 아무리 약물치료를 오래 해도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아직 치료가 종결되지도 않은 환자들을 '인권'이라는 이름 아래 퇴원시킨다면 이것이 과연 누구의 인권을 위함이란 말인가. 조현병은 질병이다. 환자는 끝까지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 이것이 조현병 환자의 진짜 인권이다. 그리고 시민 역시 불합리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아무리 조현병 환자의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낮다 하더라도 혹시 누군가가 피해자가 된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인권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정신 질환자 당사자와 그 가족의 괴로움을 증폭시킨다.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정신 질환자에 대한 일반인의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도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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