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의 인기 진행자 오라일리, 성추문으로 퇴출 당해

    입력 : 2017.04.20 10:35 | 수정 : 2017.04.20 10:48

    미국 폭스뉴스의 인기 진행자 빌 오라일리가 성추문으로 논란을 빚은 끝에 방송에서 퇴출됐다. 오라일리는 지난 21년간 프로그램 ‘오라일리 팩터(The O’Reilly Factor)’ 등을 진행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성추문이 터지면서 퇴진 압력을 받아왔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구인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방송사로, 트럼프 대통령이‘진짜 방송’이라 부르는 곳이다.
    폭스뉴스의 인기 진행자 빌 오라일리/AP
    CNN 등에 따르면 폭스TV는 19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오라일리에 대한) 혐의들을 철저하고도 조심스럽게 검토한 결과, 빌 오라일리가 폭스뉴스 채널에 돌아오지 않는다는데 회사와 당사자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라일리 역시 같은 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20년 넘게 폭스뉴스에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뉴스 프로그램 중 하나를 시작해 이끌었다는게 매우 자랑스럽다. 완전히 근거없는 주장에 따라 우리가 헤어지게 돼 대단히 유감스럽다. 하지만 대중의 눈 속에 살아야 하는게 많은 우리들의 오늘날 불행한 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즉, 억울하지만 여론재판에 어쩔 수없이 물러난다는 이야기이다.

    오라일리 성추문은 지난 2일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본격화됐다. NYT에 따르면 오라일리는 2012년부터 성추행과 성희롱 등으로 5명의 여성에게 고소를 당했고, 폭스뉴스 측은 성추문을 무마하기 위해 1300만 달러(약 146억)에 달하는 합의금을 지불했다.

    NYT보도에 따르면 오라일리는 여성들에게 언어 폭력, 음란한 발언, 원하지 않는 성적 접근, 전화를 통해 자위행위를 하는 것처럼 소리를 내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 6번째로 피해를 주장한 웬디 월시란 여성은 오라일리의 추근거림을 거부했다가 폭스뉴스 출연을 거부 당했다며, 지난 3일 독립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오라일리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여성들에게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조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대관계를 형성한 뒤 성관계를 요구하고, 그 제안을 거부하면 불이익이 돌아갈 것 같은 공포심을 조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오라일리로부터 합의금을 받고 방송사를 떠났다는 한 PD는 “이 사실을 발설하면 태어났다는 사실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협박을 받고,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했다고 밝혔다.

    오라일리 추문은 폭스뉴스의 남성우월주의, 여성혐오 성향과 맞물리면서 일파만파 확산됐다. 50명이 넘는 광고주들이 그의 프로그램에서 빠졌고 그의 방송 출연을 반대하는 운동도 일어났다.

    그럼에도 오라일리가 버텨온 것은 머독 회장이 폭스의 간판인 오라일리를 감쌌기 때문이다. 오라일리는 최근 방송에서도 “직장에서 벌어진 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사과에 가거나 회사에서 나가라”라며 여성들을 우회적으로 비꼬았고, 11일 방송을 마친 뒤 24일까지 휴가를 떠났다.

    하지만 18일 ‘그에게 성희롱과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신고가 또 접수되면서 결국 오라일리는 물러나게 됐다. 머독의 두 아들과 폭스뉴스의 경영진이 그의 방송 복귀를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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