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 가신(家臣)'들이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로 나뉘어 내전(內戰)을 벌이고 있다. 안철수 후보 측에서 권노갑·김옥두 등 '원조' 동교동계를 선대위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선제공격을 하자 장재식 전 산자부 장관 등 김대중 정부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19일 문 후보를 지지하며 반격에 나섰다.

초반 우세는 안 후보 측이었다. 김대중의 '영원한 비서실장'인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선거를 전면에서 지휘하고 있고 권노갑·김옥두·정대철·이훈평·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안 후보 선대위에 고문이나 조직 특보 등으로 참여해 안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2015년 12월 안 후보가 지금의 민주당을 탈당할 때 동반 탈당했다.

그러자 문 후보 측은 이날 장재식 전 장관, 천용택 전 국정원장, 임복진 전 국회의원, 배기선 전 당 사무총장, 배기운 전 의원, 이강래 전 원내대표, 안병엽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 13명의 지지 선언을 공개했다. 그러나 천용택 전 국정원장은 이날 오후 "나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이 밖에 김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인 이석현 의원, 동교동계의 막내로 불렸던 설훈 의원도 민주당 소속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동교동계의 본류는 우리 쪽에 있고 방계가 민주당에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박지원 대표는 "이 문제에 대해선 별로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