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하더라"

    입력 : 2017.04.20 03:13

    트럼프, 정상회담때 얘기 공개
    왜곡된 中華주의를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 풀어나갈 우려
    "한국보다 트럼프 먼저 만난 中·日, 왜곡된 한반도 인식 심은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고 말한 것으로 18일(현지 시각) 뒤늦게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 당시 북한 문제를 언급하면서 "(시 주석에 따르면)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당시 WSJ 보도에는 없었지만,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Quartz)가 이날 인터뷰 발췌본을 인용해 추가 보도하는 과정에서 공개됐다.

    쿼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 논의 과정에서) 시 주석이 중국과 한국의 역사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북한이 아니라 한국 전체(Not North Korea, Korea)의 역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중국과 한국 간 수천년 역사와 많은 전쟁을 이야기했다"며 "(시 주석에 따르면) 한국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 그리고 (시 주석이 설명한 지) 10분 후 그것(중국의 북한 압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일대일로 통역만 대동한 채 2시간 이상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한반도가 중국의 일부였다'는 시 주석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불분명하다. 시 주석이 한·중 역사를 설명하며 '원나라가 한때 고려를 지배했다'는 식으로 말한 것을 트럼프가 '중국의 일부였다'고 오해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시 주석이 정말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라고 인식한다면 앞으로 중국이 왜곡된 중화주의를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시진핑 집권 이후 중국은 과거 동아시아의 조공 체계를 이상적 질서로 여기는 듯한 행태를 종종 보이고 있다"며 "국력이 점점 강해지는 중국의 지도부가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한반도 문제를 다룰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쿼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옮긴 시 주석의 발언과 관련해 "한국이 중국보다 작은 나라 또는 중국의 속국이었다는 주장을 극단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이라며 "이는 역사적으로 부정확하고 한국인들을 격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지역의 역사에 대한 자신의 지식이나 견해가 없고, 시 주석에게 들은 게 다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 주석의 역사관이 어디서 왔겠느냐. 중국식 국가주의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과 아베 일본 총리가 우리보다 먼저 트럼프를 만나 한반도와 관련한 잘못된 지식을 주입한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미 의회와 행정부는 최근 중국의 패권적 민족주의 성향을 비판해왔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지난달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등을 거론하며 "중국이 지금 보여주는 행태는 과거 수천년간 보여줬던 (패권적) 중국 모습"이라고 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지난달 말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이 '조공 국가식 접근법'을 채택해 (국제사회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수천년 한·중 관계 역사에서 한국이 중국의 일부가 아니었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명백한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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