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이어 BNK회장도 구속… 부산 "작년 말부터 와이라노"

    입력 : 2017.04.20 03:04

    뒤숭숭한 大選 후보의 도시

    "걱정이네요. 자금 조달이 급한데 부산은행 수뇌부가 사라져버렸으니…."

    부산에서 대형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인 A(54)씨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비상 체제에 들어간 부산은행이 PF(프로젝트 파이낸싱·금융기관이 부동산 개발 사업과 관련한 자금을 대출해주는 것) 등을 까다롭게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부산의 기업인 B(62)씨는 "지난 연말 이후 지금까지 하루도 잠잠한 날, 맘 편한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 경제계는 '심리적 공황'에 빠진 상태다.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사건과 관련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배덕광 새누리당 국회의원, 허남식 전 부산시장 등 부산 지역 정·관계 인사들이 줄줄이 기소된 데 이어 지난 18일엔 성세환(65) 회장 등 BNK금융지주의 핵심 인사들이 주가 시세 조종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기 때문이다. 지역 상공계의 C(60)씨는 "엘시티 이영복 회장이 구속된 이후 지역 건설업계가 타격을 입은 데다 부산 기업의 60~70%가 거래하는 부산은행장 구속까지 겹쳐 기업 하는 사람들은 모두 불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돈줄'이 마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금융그룹 BNK금융지주는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2015년 3월 부산과 울산, 경남을 대표하는 국내 최초의 지역 금융 그룹으로 출범한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경남은행·BNK투자증권·BNK캐피탈·BNK저축은행 등 8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총자산은 106조4000억원에 이른다.

    BNK 내부에선 성 회장이 구속되자 "그룹의 다른 임직원에 대한 입건과 조사가 이어질 경우 업무 마비나 공백 사태가 초래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졌다. BNK 측은 19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소집,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박재경 BNK금융지주 부사장에게 위원장을 맡겼다. 지역에선 회사의 대외 신인도가 추락하면서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진출 추진은 물론 수도권을 공략하려던 정책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산 경제계에선 "대선 유력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부산 출신인데, 둘이 2강으로 대결하는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터지니 파문이 더 커지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 상공계의 한 인사는 "BNK 사태가 끝이 아니고, 다른 대형 악재가 또 터질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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