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던 흡연율, 7년만에 반등

    입력 : 2017.04.20 03:12

    [담뱃값 인상 효과 논란 재점화]

    "흡연율 하락 후 일시 반등이 일반적"
    "다양한 금연정책 노력도 병행해야"

    2009년부터 꾸준히 떨어지던 흡연율이7년 만인 지난해 다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월 담뱃값을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한 이후 1년 만이다. 담뱃값 인상 직후 크게 줄었던 판매량이 다시 늘어났다는 이야기는 이미 공개됐지만, 정부 조사에서 실제 흡연율이 상승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담뱃값 인상 효과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성 현재흡연율 추이 그래프

    질병관리본부는 19일 전국 254개 시·군·구 보건소별로 만 19세 이상 성인 평균 900명씩 총 22만8452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 건강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해 전체 시·군·구의 남성 현재 흡연율(평생 5갑 이상 흡연한 사람 가운데 현재 흡연하는 사람 비율) 중앙값이 41.9%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41.5%)보다 0.4%포인트 오른 수치다.

    여성을 포함한 전체 흡연율은 2009년 26.7%에서 2015년 22.2%로 6년 연속 내렸다가 지난해 22.5%로 소폭 올랐다. 중앙값은 254개 시·군·구별 흡연율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정확히 가운데 수치를 말한다.

    남성 흡연율은 조사를 처음 실시한 2008년 49.2%를 기록했고, 이듬해 50.4%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2015년까지 6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담뱃값이 인상된 2015년엔 전년에 비해 3.8%포인트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북 성주군은 흡연율이 54.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이어 경기 양평군(52.9%), 경북 칠곡군(52.8%), 강원 정선군(52.7%), 경북 고령군(51.9%) 순이었다. 흡연율이 가장 낮은 곳은 경북 영양군(30.1%)이었고 경남 하동군(31%), 대전 유성구(31.2%), 경기 과천시(31.3%), 서울 강남구(31.4%)가 뒤를 이었다.

    상당수 전문가는 "흡연율 반등이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인다. 매월 공개되는 기획재정부의 담배 판매량 집계에서 지난해 담배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도별 담배 판매량은 2014년 43억6000만갑에서 2015년 33억3000만갑으로 크게 줄었다가 2016년 36억6000만갑으로 전년에 비해 약 10% 증가했다.

    일부 전문가는 "담뱃값 인상에 따른 정책 효과가 크지 않아 흡연율이 다시 상승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달웅 고려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우리 국민이 4500원이라는 담뱃값에 생각보다 빨리 적응했다"면서 "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가격이라 '비싸서 못 피우겠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도 "담뱃갑에 경고 그림을 도입하는 등 비가격 규제가 있긴 하지만 금연 정책에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반면 권병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원래 대대적 금연 정책을 펴면 초기에 극적 효과가 나타났다가 시간이 지나면 흡연율이 다시 소폭 올라가는 패턴이 나타난다"며 "정책 효과가 없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흡연율 반등은 흡연율을 끌어내리기 위해선 담뱃값 인상 말고도 다양한 금연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성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담뱃갑 경고 그림을 도입하자 석 달 연속으로 담배 판매량이 줄어들었다"며 "담뱃값 인상에 더해 편의점 담배 진열 금지 등 다양한 비가격 금연 정책을 병행해야 흡연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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