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産 사고, 미국인 고용하라"… 다시 외치는 트럼프

    입력 : 2017.04.20 03:04 | 수정 : 2017.04.20 08:12

    - 美우선주의 재시동… 행정명령 서명
    전문직 단기 취업 비자 규정 강화
    H-1B, 추첨 없애거나 줄이기로
    연방 정부, 미국제품 구매 확대
    미국 철강·건설업체에 혜택

    "NAFTA 폐지, 또는 큰 변화 줄것" 강경 보호무역 기조 재확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각) 북핵과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등 안보 이슈로 인해 한동안 유보해온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는 이날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자(Buy American, Hire American)'는 별칭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폐지 방침과 불법 이민자 강경 단속 방침 등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州) 커노샤에 있는 공구 제조 업체 '스냅-온' 본사를 방문해 H-1B 비자(전문직 단기취업 비자) 발급 요건과 단속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고급 과학 지식·기술을 가진 외국인 노동자를 우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은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저임 외국인 기술자들의 미국 내 취업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H-1B 비자는 매년 8만5000건 발급되는 데, 이 중 6만5000건이 추첨으로 배정돼 인도 출신 컴퓨터프로그래머 등 IT 분야의 저임 노동자들을 위한 비자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행정명령은 추첨을 없애거나 줄이고 과학기술 분야의 고급 인력에만 비자를 주도록 했다. 또 채용 공고를 그 일자리에 적합한 미국인 노동자가 없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내도록 규정했다.

    또 이 행정명령에는 연방정부가 물품 조달이나 관급 공사를 할 때 미국산 구매를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으며, 특히 미국 내 철강·건설업체에 혜택을 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트럼프는 "H-1B 비자가 무작위 추첨으로 배정되는 것은 잘못"이라며 "H-1B 비자는 가장 숙련된 고임금 지원자들에게 주어져야 하고, 앞으로 절대 미국인을 대체하는 데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IT 기업 모임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의 로버트 앳킨슨 회장은 로이터에 "(이 방안이 시행되면) 채용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효율성이 떨어져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야당인 민주당도 "올해 H-1B 비자의 추첨 배정이 이미 끝났다"며 "기대한 만큼 미국인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동안 잠잠했던 NAFTA 문제에 대해서도 "최종적으로 폐지하거나 큰 변화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했던 공약을 사실상 폐기한 것과 대조적으로 다시 강경 보호무역 기조로 돌아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날 서명 장소로 정한 위스콘신도 대표적인 쇠락한 공업지역(러스트벨트)이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그를 도왔던 경제 포퓰리즘으로 되돌아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 각료들은 이날 엘살바도르 갱단인 'MS-13'까지 거명하며 불법 체류자 단속을 하지 않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 때문에 미국이 위험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오바마 정부의 나약한 불법 이민자 정책이 나쁜 'MS-13' 갱단이 미국 전역의 여러 도시에서 형성될 수 있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도 조직범죄 단속 회의에 참석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협력해 중남미 갱단과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피난처 도시들이 중미 불법 체류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이 범죄 집단이 세를 불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불법 체류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 방침을 재확인했던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우리는 어린 소녀들을 칼로 위협해 성폭행하고, 젊은이들에게 마약을 팔며, 재미 삼아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정당화하는 범죄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고 했다. 또 불법 체류자 단속을 비판하는 의원들을 겨냥해 "만약 의원들이 우리가 현재 집행하는 그 법이 싫다면 스스로 용기를 내 법을 바꿔야 한다"며 "그러지 않을 거라면 입을 닥치고 최일선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인물정보]
    트럼프 행정부 인력난… '부시 인맥' 잇따라 기용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