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지방의 소멸' 막을 대책 세워야

  •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입력 : 2017.04.20 03:02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이인재 한국뉴욕주립대 석좌교수
    일본 이와테현(縣) 지사를 지낸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의 저서 '지방 소멸'은 30년 안에 일본 자치단체의 절반인 896곳이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우리도 앞으로 30년 이내에 228개 시·군·구 중 84개, 3482개 읍·면·동 중 1368개가 사라질 것(한국고용정보원)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조속히 대책을 세워야 한다.

    마스다는 총무대신까지 지낸 전문 관료 출신 정치인이다. 그를 비롯해 전문가 그룹이 참여해 '마스다 보고서'를 만들었고 그 보고서가 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지방 소멸'이다. 아베 총리는 지방 소멸의 화두를 국가적 차원에서 받아들여 지방창생본부를 설치하고 스스로 본부장을 맡고 그 밑에 전담 장관도 임명했다.

    지방 소멸의 핵심을 요약하면 ▲소멸의 징조로서 20~39세 여성 인구가 50% 이하로 줄어드는 자치단체는 소멸한다 ▲도쿄 등 대도시가 지방 인구를 흡입해 지방이 붕괴하고 대도시에서도 인구가 감소한다 ▲출산율이 일시적으로 늘어도 가임 여성의 수가 줄어 신생아는 계속 준다 ▲전체 인구가 줄다 보니 인구 유치 경쟁에서 그 피해가 지방으로 집중된다.

    마스다는 지방 소멸을 막을 대책으로 지방에 거점 도시를 육성해 '인구 댐'을 만들고 국가 생존 차원에서 육성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 매력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지역 인구 증가의 핵심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미 지방 붕괴가 눈앞의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경북 의성군의 경우 작년 1~2월 두 달간 41명이 태어났고 143명이 사망했다. 1970년대에 18만명의 인구가 지금은 5만4000여명이다. 의성군 같은 경우가 80여곳이 넘는다. 대도시로의 유입을 인위적으로 막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방 거점 도시의 육성이 필요하고 그 전제로 시·군 통폐합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의 시·군 통폐합이 행정상의 편의 차원이었다면 지금은 지방 생존 차원이다. 새 정권 출범 이후 개헌이 화두가 될 것이다. 그때 지방 분권형 개헌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현행 헌법은 1995년 지방자치가 본격 시행되기 전 만들어진 헌법이다.

    결론적으로 지방의 붕괴 내지 소멸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 떨어진 화급을 다투는 국가 존립의 문제이기에 통치권 차원에서 새 대통령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