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청년 소통 늘리고 국가·민족주의 뛰어넘자"

    입력 : 2017.04.19 03:04

    [韓中日 협력 국제포럼]

    - 세 나라 원로들의 고언
    한승주 전 외교장관 "3國 안보·역사 갈등 계속되면 미국 포함한 4國 관계도 꼬여"
    오구라 전 駐韓 일본 대사 "침묵하는 것도 정치라고? 문제 있을수록 더 대화해야"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 "韓中日은 세계 경제의 엔진… 3國 FTA 등 성장 활력 찾자"

    18일 한·중·일 3국 협력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한승주 전 외교장관,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 전 주한 일본 대사, 리자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 등 3국 원로들은 한목소리로 '상호 갈등을 풀기 위한 대화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 전 장관은 "3국의 일치하지 않는 목표와 접근법은 3국뿐만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4국 관계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비정치적, 기능적 교류로 정치적 갈등을 완화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구라 전 대사는 "3국 당국에 '대화를 하지 않는 것' 자체를 하나의 의미 있는 정치적 행위로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면서 "문제가 있으면 더욱 대화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리 전 부장은 "현재 여러 원인으로 (한·일, 한·중, 중·일 간) 양자 관계가 저조해 3국 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며 "상호 간에 양자 관계를 잘 처리해야 3국 협력도 건전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민족주의와 안보 견해차 등이 문제

    지나친 민족주의, 역사 문제, 이해관계의 차이 등이 3국 간 갈등 원인이라는 데 원로들의 의견은 일치했지만, 원인 분석 초점은 미묘하게 달랐다. 한 전 장관은 "민족주의적 감정, 과거의 부담, 지정학적 이해타산과 안보적 고려가 지배하는 정책" 등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한·중·일은 모두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지만 어떻게 달성하느냐 목적과 방법에는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동시에 한반도에서의 급변 사태와 무력 충돌을 우려한다. 일본은 북핵의 위협을 미국과의 동맹 강화, 일본의 군사력 증강 이유로 삼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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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열린 한·중·일 3국 협력 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한승주 전 외교장관, 오구라 전 주한 일본 대사, 리자오싱 전 중국 외교부장(왼쪽부터). /조인원 기자
    리 전 부장은 일본을 겨냥해 "진정성을 가지고 역사의 거울을 바라봐야만 역사의 짐을 영원히 내려놓고 시대의 조류에 순응해서 가벼운 걸음으로 전진할 수 있다"고 했다. "각국 안보 관심사를 균형 있게 처리하고 자신의 이익에서 출발한 일방적 행동을 취하는 것을 피해야만 공동 안보를 실현할 수 있다"는 리 전 부장의 발언은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를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구라 전 대사는 국제주의 쇠퇴와 국민감정 악화를 우려했다. 그는 "3국에서 내향적 태도, 자국 중심주의, 국제 관계나 연대를 경시하는 정치적 경향이 보여 걱정"이라며 "좁은 의미의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스포츠와 청년층 대화가 희망

    3국 갈등 해법에 있어 세 원로는 모두 경제·스포츠·문화 등 비정치 분야에서의 협력과 청년 간 대화·교류를 중시했다. 한 전 장관은 "3국이 경제·문화·기술·환경·자원 등의 비정치적 분야에서 얻을 수 있는 상호 이익이 막대하다"며 "정치·군사 문제와 분리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3국의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월등히 세계화되어 있고, 재능 있고, 개방적이고, 자신감이 넘치고, 활력 있다"며 "젊은이들이 서로에게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태도를 갖게 될 때 앞으로의 3국 관계는 밝아질 것"이라고 했다.

    오구라 전 대사는 "정부의 울타리를 벗어난 시민들 간 대화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구라 전 대사는 "(북한의 위협 관련) 국제 규범의 유지, 군사력 행사 여부나 형태 등에 대해 한·중·일이 (정부 차원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한·중·일 간 대화와 협력은 3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해 중요하다"는 것이다.

    리 전 부장은 한·중·일 3국 자유무역협정(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의 논의에 기대를 걸면서 "새로운 협력의 영역을 개척해서 경제성장의 활력을 찾자"고 했다.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

    한·중·일 3국 평화와 공동 번영의 비전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 3국 정부의 협정에 따라 2011년 9월 서울에 공식으로 설립됐다. 3국 간 협의체 지원, 연구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상호 이해 증진 협력사업 등을 하고 있다. 3국 외교관들이 사무총장을 돌아가면서 맡으며, 예산도 3국 정부가 3분의 1씩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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