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첼로, 그 여자 피아노

    입력 : 2017.04.19 03:04 | 수정 : 2017.04.19 08:09

    첼리스트 문태국 독주회
    아내 피아니스트 노예진과 꾸며… '러시안 첼로' 주제로 연주

    점잖은 남자와 발랄한 여자가 만났다. 첼리스트 문태국(23)과 피아니스트 노예진(31) 부부. 두 사람은 20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트홀에서 '러시안 첼로'를 주제로 연주한다. '2017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활동 중인 남편이 스트라빈스키, 프로코피예프,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작품을 연주하면 아내는 피아노 반주를 맡는 식. 문태국은 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첼리스트. 지난해에는 제1회 야노스 슈타커 상 수상자로 선정된 촉망받는 첼리스트다. 노예진은 서울대 음대를 수석 졸업하고 프랑스 피아노 거장 파스칼 로제에게서 '완벽한 연주'라는 평을 이끌어낸 바 있는 피아니스트. 그래서 이 만남에 더 눈길이 간다.

    첼리스트 문태국(오른쪽)과 피아니스트 아내 노예진. 문태국은 “차가운 선율 안에 뜨거운 열정을 품은 러시아의 첼로 노래들을 들려드리겠다”고 했다.
    첼리스트 문태국(오른쪽)과 피아니스트 아내 노예진. 문태국은 “차가운 선율 안에 뜨거운 열정을 품은 러시아의 첼로 노래들을 들려드리겠다”고 했다. /김지호 기자

    지난 17일 오전 금호아트홀. 처음부터 음악가와 결혼할 생각이었느냐는 물음에 두 사람은 손사래를 쳤다. "음악 하는 사람들은 서로 결혼하길 꺼려요. 예민하다고요." 그런데 2015년 여름 음악회에서 서로를 만나고서는 생각이 바뀌었단다. 문태국이 말했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부모님이 기도하셨대요. 신앙심 깊고 피아노 잘 치고 참한 아내를 맞았으면 좋겠다고요. 완벽히 부합했죠. 그런데 기도할 때 나이 차이를 빼먹으셔서…(웃음)." 노예진은 "어리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며 "어른을 만나면 고집부리는 것 없이 받들고 따른다. 예의 바르고 성실한 모습에 반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두 사람은 양가 친척과 친구 50여명만 초대해 식을 치렀다. 양가 아버지가 인사말과 혼인서약을 해주고, 신랑 신부가 직접 축하 연주를 했다. 남편이 청혼할 때 멋진 첼로 연주를 들려줬을 것 같다고 했더니 부부가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남자도 프러포즈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연주를 마친 뒤 무대 밑으로 내려가 프러포즈를 해야지 했는데… 아내가 그러더군요. 관객 중에 외로운 사람도 있을 텐데 둘이 좋으면 되지 굳이 드러낼 필요가 있느냐고."

    삶의 동반자가 한마음으로 연주하니 다툴 일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노예진은 "만난 지 석 달 됐을 때 남편 독주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하는데 요구 사항이 어찌나 많은지 설움이 복받쳐 펑펑 울었다"고 했다. 그 후 두 사람은 연습한 걸 녹음해 같이 들으면서 서로 어떻게 연주하면 좋을지 의논하는 버릇을 들였다. "꼼꼼하고 부지런한 아내 덕분에 고쳐야 할 습관, 갑자기 템포가 바뀌는 부분을 파악할 수 있어 도움이 됩니다."(남편) "내가 이렇게 밝고 명랑하니까 당신이 스트레스가 줄고 한결 여유로워진 거야."(아내)

    러시안 첼로=20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02)6303-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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