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able] 5년에 한달 안식휴가, 5분 거리 직장 어린이집… 회사 다닐 맛 나겠네요

    입력 : 2017.04.19 03:04

    [남의 회사 구경하기] 이베이코리아

    수평적 조직문화·소통 강조… 회의실 많지만 사장실은 없어
    일과 삶의 균형 중시… 매월 셋째 금요일엔 오후 4시 칼퇴근

    이베이 우체통

    불과 20년 전만 해도 인터넷으로 옷이나 가전제품을 산다는 건 생소한 일이었다. 백화점이나 시장에 직접 가서 물건을 보고 결제한 뒤 양손 무겁게 들고 오는 일이 지극히 당연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쇼핑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다. 클릭 한 번, 터치 한 번으로 원하는 물건을 언제 어디서나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은 일상이 됐다. 이제 스마트폰 하나로 더 저렴한 가격, 더 빠른 배송, 간편한 결제는 물론 개인의 취향과 쇼핑 패턴에 맞춰 상품을 제안하는 진화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변화의 중심에 이베이코리아가 있다. 'G마켓',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인 이베이가 국내 최초의 경매 사이트인 옥션과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G마켓을 인수·합병해 2011년 공식 출범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도 손꼽힌다. 유연한 조직 문화와 알찬 복지제도 등으로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된 이베이코리아의 속살을 직접 들여다봤다.

    회의실은 많지만 사장실은 없다

    이베이코리아는 테헤란로에 우뚝 솟은 강남파이낸스센터 19층, 34~37층에 입주해 있다. 강남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엔 유난히 회의실과 라운지가 많다. 판매자와 만나고 분야별 업무 담당자가 만나는 일도 많은 업무 특성상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다. 이베이의 로고를 본뜬 알록달록한 의자 가득한 넓은 라운지부터 파리·토론토 등 이베이가 진출한 도시 이름을 딴 회의실, 매일 제공되는 조식과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캔틴(휴게 공간)까지 규모도 성격도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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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입주해 있는 이베이코리아의 34층 로비. '토론토' '파리' 등 이베이가 진출한 도시의 이름을 딴 회의실 앞에서 회의 준비 중인 직원의 모습.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회의실과 라운지 많은 이 사무실에 없는 게 있다. 임원실이다. 대표이사도 별도 공간 없이 사원과 같은 책상을 사용한다. 격식을 없애고 수평적이고 소통을 강조하는 조직 문화가 그대로 드러난다. 직급 호칭 없애고 모든 임직원이 서로 이름 뒤에 '님' 자를 붙여 부르는 것도 같은 이유. 대표이사와 직원이 만나는 '타운홀 미팅'에서는 신입사원도 거침없이 질문하고 즉석에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개선이 필요한 문제나 의견은 전용 우체통이 소통 창구가 되어준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는 업무에도 적용된다. 지난해 6월 입사한 영업본부 스포츠팀의 김지연(24)씨는 "신입도 동등한 기회를 주고 권한을 부여해 주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했다. 신입사원으로서 다양한 경험은 할 수 있지만 때론 많은 권한이 부담될 때도 있다. "그럴 땐 선배들이 도와주고 이끌어줘요. 외국계 기업이지만 한국적인 정서가 있어서 신입이 적응하고 일 배우는 데 도움이 많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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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베이코리아 사무실에는 유난히 회의실, 라운지가 많다. 판매자와의 미팅이 한창인 19층 라운지.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이베이코리아는 직원들이 한국어로 소통하며 한국만의 플랫폼으로 운영된다. 정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이베이 본사와는 다른 점이 많다. 'G마켓', '옥션', 'G9' 등 자체적인 쇼핑 플랫폼과 결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자체 개발 인력도 필요하다. 직원의 30%가 개발자로 구성된 이유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답게 본사나 해외지사와 교류하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데이터 그룹 김현규(45) 상무는 "미국 본사와 호주에서 일하며 그들의 기술과 문화를 벤치마킹 할 수 있었다"며 "이베이코리아는 우리 것과 글로벌한 것을 함께 배우며 활용하고 견문과 경험을 키울 수 있는 회사"라고 했다.

    '클럽 엑셀런스' 제도는 1년에 한 번 성과 우수자에게 해외연수의 기회를 주는 것. 2015년 마카오에 다녀온 김수아(36) 전략기획팀장은 "호주, 인도 등 다른 이베이 지사와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동기 부여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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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수유실과 휴게 공간을 갖춘 여직원 휴게실. 안마기, 게임기가 설치된 레저룸에선 근무 중 틈틈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최우선

    높은 연봉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을 우선순위로 두는 사람이 늘면서 워라밸 보장 위해 여러 제도를 둔 이베이코리아가 주목받고 있다.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이베이코리아 직원들은 오후 4시에 일제히 사무실을 나선다. 한 달에 한 번 가족을 위한 시간을 보내자는 의미로 퇴근 시간을 앞당긴 '패밀리데이(Family Day)' 제도 덕이다. 금요일 퇴근이 빨라지면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취미 생활을 즐기는 직원이 늘었다. 장기 근속자에 대한 보상으로 5년 근속 직원에게 1개월 유급 휴가가 부여되는 '안식휴가제도'도 있다. 직원들은 한 달 동안 여행을 떠나거나 자기계발,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업무 중에도 틈틈이 휴식할 수 있도록 사무실 곳곳에 직원 휴게 공간을 운영한다. 안마기, 게임룸, 다트 게임, TV를 설치한 레저룸은 단연 인기다. 임산부, '워킹맘'을 위해 수유실을 갖춘 여직원 휴게실도 마련돼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직장 어린이집 ‘베이 트리’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직장 어린이집 ‘베이 트리’ / 이베이코리아
    가장 돋보이는 건 회사가 직접 설립, 운영하는 직장 어린이집 '베이트리'다. 만 1~4세까지 영유아반이 있으며 보육료는 무료다. 어린이집은 사무실과 도보 5분 거리로 직원들이 출퇴근하며 아이들을 등·하원 시킬 수 있다. 커뮤니티왓치팀 민정하(38) 차장은 "네 살배기 둘째 아이가 재원 중인데 어린이집은 나에겐 최고의 복지"라며 "심적, 금전적 부담도 덜고 믿고 맡길 수 있으니 회사에선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운영시간, 운동회 등의 행사도 회사 일정에 맞춰 워킹맘의 부담을 덜어준다.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출근 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시차 출퇴근 제도'를 운영하고 부득이 야근할 경우 택시회사와 연계한 심야 콜택시로 직원들의 안전 귀가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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