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able] "I'm me"… 73세 패티 보이드의 일침

    입력 : 2017.04.19 03:04

    [김미리의 테이블 세팅]

    하나도 아니고 세기의 스타 둘의 마음을 훔친 여인이라니.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다가 '사랑과 우정 사이'를 줄타기했으며 결국 '잘못된 만남'으로 귀결된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은 어떤 모습일까.

    비틀스 멤버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턴의 전(前) 부인인 패티 보이드를 만나러 가는 길, 호기심이 커졌습니다. 카우보이 모자에 10㎝ 하이힐 신고 나타난 그녀는 일흔셋 나이가 무색하게 고혹적이었습니다. 커다란 눈망울에 앞니 살짝 벌어진 20대 사랑스러운 숙녀는 없었지만, 에메랄드빛 깊은 눈빛은 여전했습니다.

    외모도 외모지만 그녀의 진면목은 농담과 진담 사이를 급활강하는 쿨한 입담에 있었습니다. 자기 위해 만든 노래 자주 듣느냐니 "늘 듣는다면 정신병원 가야 하는 거 아니냐"며 걸걸한 목소리로 웃습니다. 두 남자가 들려주는 노래 달콤했겠다 하니 "결혼은 현실! 그건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남자의 배신에 대해선 "젊은 여자 찾는 남자들이 화근"이라고 돌직구 날립니다. 일흔셋 할머니가 내뿜는 '걸 크러시(girl crush)' 매력에 빠질 줄이야.

    패티에게 물었습니다, 삼각관계로 얼룩진 지난날 후회하지 않느냐고. 곰곰 생각하더니 한마디 내뱉습니다. "아임 미(I'm me)!" '잇츠 미(It's me·그게 나)'가 아니라 '아임 미(I'm me·나는 나)'입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내 삶을 그저 기꺼이 살았을 뿐"이랍니다. 남 눈치보다 후회만 쌓는 우리네 일상에 일침을 가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이번 주 커버스토리에 등장한 올 밀라노 가구 박람회의 키워드 '컬러풀 리빙'의 요체도 결국 '아임 미' 정신입니다. 십인십색(十人十色). 유행 신경 쓰지 말고 내 식대로 꾸미자는 거지요. 어디 한번 삶에서도, 삶의 공간에서도 '아임 미' 외쳐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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