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VIEW] 트럼프 '생큐 중국' 작전, 물밑 큰판 움직일까

    입력 : 2017.04.18 03:14 | 수정 : 2017.04.18 09:50

    트럼프 "중국이 北문제 도와줘… 어떤 일 일어날지 보게될 것"
    안보사령탑 맥매스터 "北核 정점으로… 몇주 몇달내 큰 기회"
    전문가들 "中협력을 기정사실화해 中압박하는 협상의 기술"
    "생큐, 삼성" 한마디로 공장 유치 트럼프, 시진핑에 똑같이 압박

    - 상대방 운신 폭 줄이는 협상술
    트럼프 "우리와 협력하는 중국, 왜 환율조작국이라 부르겠나"

    - 中 태도,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정상회담 후 北석탄 돌려보내고 북한 관광 상품 판매도 차단

    - 근본적 변화엔 곤혹스러운 中
    北 크게 흔들리는 상황 원치않아… 美 기대에 부응할 제재 수위 고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월 초 트위터에 올린 "생큐 삼성!" 한마디로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를 이끌어냈다. 그는 북핵 문제 해결에도 이 '생큐 협상' 전략을 가동하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안보 사령탑인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공화당 거물인 존 매케인 상원 외교위원장이 16일(현지 시각) 북한 문제 해법으로 일제히 중국 역할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부르겠나"라며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도 ABC 방송에 출연해 "이(북핵) 문제는 곪아 터질 때가 됐고, 지금이야말로 군사적 옵션을 제외하고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며 "이는 한국과 일본 같은 핵심 동맹국은 물론이고 중국 지도부도 진실로 공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거론하며 "이는 더는 지속시켜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는 데 중국 지도부와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을 지칭하는 '중국 지도부(Chinese leadership)'란 표현을 여섯 번이나 썼다. 매케인 상원의원도 이날 NBC 방송에서 "중국이 열쇠"라며 "중국은 북한 경제에 대한 통제력이 있는 만큼 원한다면 북한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미 대통령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상원 외교위원장이 약속이나 한 듯 중국의 행동을 기대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 당시 북한 문제와 관련한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고, 이를 바탕으로 물밑 움직임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북한 행동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북한 문제가 정점으로 가고 있으며,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군사적 충돌을 제외한 조처를 할 커다란 기회가 우리 모두에게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지도부가 중국 역할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배경에는 트럼프식 '협상의 기술'이 작용하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기정사실화해 발표함으로써 상대방 운신의 폭을 좁히는 협상술을 종종 쓴다"며 "중국을 믿는 것처럼 발언하는 것이 주저하는 중국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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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회담을 계기로 미·중 간에 북한 문제와 관련한 모종의 합의가 이뤄졌고, 이를 바탕으로 물밑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중국이 북한을 적절히 다룰 것이란 큰 자신감이 있다"고 적은 데 이어 16일에는 "중국이 북한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부르겠나"고 했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생큐 삼성!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는 한 줄의 트위터로 삼성의 미국 공장 투자를 끌어낸 상황과 유사하다. 당시 삼성은 갑작스러운 트윗에 당황하며 "신규 투자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라고 해명했지만, 현재 미국 정부와 투자 계획을 협의 중이다.

    최근 트럼프 발언에 대한 중국 측 반응도 삼성의 첫 반응과 유사하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駐美) 중국 대사는 이날 중국 관영 CCTV에 출연해 "지난 미·중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통역관만 대동한 채 일대일 대화를 30분 이상 가지는 등 충분한 소통을 했으며, 대화의 첫째 주제가 북핵 문제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입장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주도의 북핵 해결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미·중 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정황은 계속 나오고 있다. 중국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수입된 북한산 석탄을 돌려보냈고, 북한 관광 상품 판매를 차단했다. 북한 핵 문제는 미·북 간 문제라고 주장해왔던 중국 관영 매체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면 생명선인 원유 공급을 끊을 것이라는 보도를 계속 내보내는 등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부활절 연휴인 16일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통화한 것도 북·중 간 물밑 대화가 오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뒷방침한다. 이와 관련, 대만 중앙통신은 "북·중이 북핵 해결과 관련해 비밀 접촉을 했다"며 "중국은 3개월 안에 핵을 없애라고 했고, 북한은 3년이란 시간과 대가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의 기대만큼 움직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올해 말 중국 지도부를 개편하는 19차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은 북한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대북 송유관을 잠그거나 대북 무역 거래를 전면 봉쇄하는 등의 조처를 원하지만, 중국이 그런 초강수까지 동원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그렇다고 이전처럼 미지근한 태도로 일관하기도 어렵다는 게 중국의 고민이다. 미국은 최근 미·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중국에 몇 주에서 최대 몇 달의 시간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입장 변화를 가져올 조처를 취해야 하지만, 송유관 차단 등의 극약 처방을 제외하면 뾰족한 수가 없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뭔가를 하겠다'는 중국의 약속어음만 받고 '믿는다' '고맙다'는 말을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국이 대북 군사 옵션을 여전히 고려 중임을 강조하는 것도 중국에는 부담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이날 북한을 '적대적 정권(hostile regime)'으로 규정하면서 "북한의 도발이 계속된다면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도록 국무부·국방부·정보기관 등과 함께 (군사 등의)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우리 군대는 급속히 강력해지고 있다"며 "우리는 (군사력 증강 이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하지 않으면 미국이 하겠다"며 중국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 제재)' 적용과 대중 무역 보복 가능성 등도 시사하고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과거 미국은 북핵 때문에 미·중 관계가 어그러지면 다른 국제 문제에서 중국의 협력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중국 압박에 주저했던 경우가 많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해결을 위해선 미·중 관계 손상도 감수하겠다는 카드를 들고 중국을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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