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묘기' 인터넷 스타… PGA 정상 올랐다

    입력 : 2017.04.18 03:03

    [브라이언 'RBC 헤리티지' 우승]
    100만 팬 있지만 프로선 저조… 이젠 '트릭샷' 대신 프로 골퍼로

    브라이언이 17일 RBC 헤리티지 마지막 라운드 16번 홀에서 라인을 살피는 모습.
    브라이언이 17일 RBC 헤리티지 마지막 라운드 16번 홀에서 라인을 살피는 모습. /AFP 연합뉴스

    웨슬리 브라이언(27)은 형이 벙커에서 아이언샷으로 띄워 준 골프공을 정확히 드라이버샷으로 친다. 해저드로 둘러싸인 파 3홀에선 아이언샷으로 공을 물수제비떠 그린 위에 있는 쓰레기통에 그대로 '골인'시킨다. 브라이언은 이런 '트릭샷'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인기를 끌었던 인물이다. 영상 보는 이들이 100만명을 넘은 인터넷 스타였다. 그러나 브라이언의 꿈은 '트릭샷 아티스트'가 아닌 성공한 프로골퍼가 되는 것이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축구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수십 시간 묘기를 부리고, 길거리에서 화려한 덩크쇼 묘기를 보여준다고 해서 실력 있는 선수가 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브라이언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운영하는 골프 아카데미에서 골프를 배워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프로 세계에선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2012년 고향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프로로 전향했지만,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지난해 겨우 2부 투어(웹닷컴 투어)에 입문한 선수다.

    그렇게 '트릭 아티스트'로 남을 듯했던 브라이언이 17일 일을 내고 말았다. 이날 막을 내린 PGA 투어 RBC 헤리티지(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하버타운 골프링크스)에서 13언더파 271타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것이다. PGA투어닷컴은 "그의 우승에는 트릭이 없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은 트릭샷 영상을 찍어 올린 것이 골프를 계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넷 트릭샷 영상이 인기를 끌어 약간의 돈을 벌게 됐고, 그 돈으로 웹닷컴 투어 참가 비용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트릭샷 경력이 없었다면 PGA 투어에 들어오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은 처음 진출한 웹닷컴 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이번 시즌 PGA 투어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으로 브라이언은 골프 묘기꾼을 벗어나 성공한 프로골퍼 대우를 받게 됐다. 우승 상금 117만달러(약 13억3000만원)에 더해 2018-19시즌까지 PGA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카드도 받았다. 꿈도 못 꿨을 마스터스 출전 자격(2018년)도 그의 품에 들어왔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브라이언에게 한 타 뒤진 12언더파로 준우승했다. 도널드는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5차례 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지난 3일 끝난 PGA 투어 셸 휴스턴 오픈에서 준우승한 강성훈(30)은 맷 쿠처, 브랜트 스네데커(이상 미국) 등과 함께 공동 11위(8언더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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