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선의 워싱턴 Live] "중국, 北문제 안 나서면 핵무장한 한국 보게 될 것"

    입력 : 2017.04.17 03:12 | 수정 : 2017.04.17 08:53

    ["칼빈슨 급파는 수백만톤짜리 외교… '北 위협' 판단땐 뭐든 할 것"]

    트럼프 측근 퓰너 인터뷰… 틸러슨 국무장관의 발언 전해

    "칼빈슨 배치는 중국 향한 메시지… 중국, 서쪽 核보유국들 상대하며 日·대만까지 核보유 원치 않을 것
    시리아 공습이 '트럼프 스타일'… 뭘 할지 미리 말해주지 않지만 필요하다 생각되면 결정적 행동
    美, 한국대통령 누구든 동맹 지지… 北이 대화 제의해도 한국과 논의"

    강인선의 워싱턴 Live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수위 선임 고문으로 활동했고 지금도 트럼프 정부를 외곽에서 돕고 있는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전 회장은 11일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해역에 칼빈슨 항모전단을 급파한 것은 '수백만t짜리 외교'"라며 "북핵 해결을 위해 중국이 적극 나서라, 그러지 않으면 미국이 직접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퓰너 전 회장은 이날 워싱턴DC 헤리티지 재단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퓰너 전 회장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핵무장한 한국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국이 핵무기를 다시 들여올 수도 있고, 자체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도 강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이나 미국의 핵심 동맹국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했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前회장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前회장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한 제3국의 기업과 개인 제재)'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미세 조정을 위한 것으로 쉽게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도 석 달이 다 돼간다. 퓰너 전 회장은 "내가 교수라면 지금까지의 성적은 B+나 A 학점을 주겠다"고 했다. 인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정부 주요 자리가 비어 있는 점이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퓰너 전 회장은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설립자로 워싱턴의 대표적인 친한파이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서 중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됐다. 북한이 한국이나 아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에 대한 위협이란 것도 알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칼빈슨호 항모전단을 배치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어느 전직 국무부 관리가 '이것은 수백만t짜리 외교다'라고 했다. 북한 문제가 매우 중요한 문제라는 미국 입장을 밝힌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에 배치한 것은 어떤 관계가 있나.

    "중국에 대한 메시지다. 북한 문제는 중국의 책임이니 중국이 뭔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중국이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미국이 나서서 훨씬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만일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중국은 '핵무장한 한국'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핵무기를 다시 들여오든지 독자적인 핵국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내용을 시 주석에게도 강조했을 것이다. 내 생각엔 일본이나 대만도 한국과 같은 길을 갈 것이다. 중국은 국경 서쪽에서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 많은 핵 국가들과 상대하고 있다. 동쪽에까지 줄줄이 핵국가를 두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나설 수 있다는 것은 북한에 대한 선제 군사공격도 가능하다는 뜻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테이블 위의 어떤 방안도 치우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세상을 보는 시각은 아주 명쾌하다. 만일 북한이 미국과 미국의 핵심 동맹국에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생각되면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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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선임고문을 맡았던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전 회장이 지난 11일(현지 시각) 워싱턴DC 헤리티지 재단 사무실에서 본지 강인선 워싱턴 지국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현덕 재미사진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선거 유세 때와 입장이 달라진 정책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임기가 시작되면 아무리 계획을 잘 짜도 예측불허의 일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리 얘기했다.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이나 북한의 김정남 암살사건 같은 것은 누구도 예측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정남 암살 사건으로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 달라졌나.

    "한·미 동맹에 대해선 초기부터 호의적이었는데, 느닷없이 평양의 미친 사람(mad man)이 외국에서 화학무기 살인을 명령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경험은 브리핑이나 통계, 이론보다 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리적으로 깊은 영향을 끼쳤다."

    ―한·미 동맹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틸러슨 국무장관, 펜스 부통령을 서둘러 한국에 보낸 건 상징적인 중요성이 크다. 트럼프는 지금 한국이 예전의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민주화 과정에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느냐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누가 되든 우리는 한·미 동맹을 지지할 것이다."

    ―이렇게 긴장을 높여가다가 미국이 갑자기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지 않을까.

    "한국과 구체적이고 긴밀한 논의를 한 후에나 가능할 것이다. 미국 혼자서 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할 것으로 보나.

    "한·미 FTA가 5년 됐다. 이런 협정은 늘 미세 조정을 한다. 우리는 친구다. 재협상이라지만 적과 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재산권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시리아 공습에서 보지 않았나. 뭘 할지 미리 말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결정적인 행동을 한다. 트럼프는 마라라고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찬을 하면서 시리아 공습을 했다. 중국은 국제사회에 새로운 보안관이 나타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미국의 새로운 외교방식이고 중국인들은 어떻든 적응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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