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바다, 잊지 않을게요"… 하늘로 띄운 다짐

    입력 : 2017.04.17 03:10

    ['세월호 3주기' 추모 물결]

    전국 각지서 안산에 온 1만여명, 노란 꽃·풍선 들고 '기억식' 참석

    합동분향소도 평소보다 많은 인파
    "꽃을 못 보는 형·누나들 불쌍해"
    거리 행진·문화제 등 줄이어

    "하염없이 봄꽃이 진다. 봄꽃이 다 지고 나면 잊혀질까. 사라질까. 피고 지는 꽃잎들보다 너는 너무 빨리 갔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오후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가 있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추모 행사로 마련된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에서 가수 안치환씨가 노래를 불렀다. 구슬픈 노랫가락 사이로 유가족과 시민 등 행사 참석자들이 흐느껴 우는 소리가 섞였다. 이날 추모식에는 안산과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 1만여명이 노란색 옷을 입거나 노란 꽃 화분, 노란 풍선을 들고 참석했다. 주최 측이 준비한 좌석 5000석이 모자라 수천 명이 선 채로 행사를 지켜봤다.

    이미지 크게보기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을 위한 자리 - 16일 오후 제주시 삼도2동 해변공연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식에서 주최 측이 미수습자 9명을 위해 마련한 빈 의자에 노란 꽃다발이 놓여 있다. /뉴시스
    기억식은 오후 3시 안산시 전체에 울린 추모 사이렌에 맞춰 묵념으로 시작됐다. 전명선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 자리까지 함께해준 국민 여러분과 재외 동포분들, 안산 시민들이 있어 세월호가 뭍으로 돌아왔다"며 "오늘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아픔을 겪은 안산의 많은 분이 여기 모였다. 슬픔의 터널을 꿋꿋이 걸어 새로운 회복으로 걸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안철수·유승민·심상정 등 대선 후보들도 기억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아픔이 치유되어간 3년이 아니라 아픔이 갈수록 커져간 3년이었다. 그러나 그냥 흘러간 3년은 아니었다. 우리 국민은 세월호의 절망 위에서 미래를 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나라를 만들겠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겠다. 국민에게 대못 박는 아픔 주지 않겠다"고 했다.

    이날 분향소를 찾은 희생자 김대희(당시 단원고 2년)군의 할아버지 김귀언(82)씨는 "3년이 지났지만 우리 손자를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착잡하다. (분향소에서) 집이 가깝지만 올 때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자주 오지 않는다. 바로 어제 일 같다"며 눈물을 훔쳤다.

    합동분향소엔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찾아와 희생자 영정 앞에 귤과 베지밀, 과자 등을 두고 갔다. 안산 선부동에서 할아버지 손을 잡고 합동분향소를 찾은 김수민(8)군은 영정 앞 소복이 쌓인 국화 위에 노란 개나리 가지를 올려놓았다. 김군은 "꽃을 못 보는 형, 누나들이 불쌍해서 가지고 왔다"고 했다. 김군 할아버지 김운장(57)씨는 "어느새 3년이 지났다. 분향소를 미워했던 안산 시민들도 많았다. 세월호 인양에 성공한 지금 시민들이 한마음으로 추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손자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현장학습을 간다기에 안전 사고가 무서워 보내지 않았다"며 "운 나쁘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나라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낮 안산시에서는 시민 2600여명(경찰 추산)이 4·16가족협의회 등이 주최한 '안산 봄길 행진'에 참석했다. 지난 3년간 함께 아파해준 안산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행진이었다. 안산역 광장과 안산 중앙역, 와동체육공원 등 3곳에서 동시 출발한 시민들은 노란 손팻말과 노란 손수건 등을 들고 분향소까지 행진했다. 하루 전이었던 15일에도 안산 지역 24개 고등학교 학생과 시민 500여명이 'Remember 0416'이라고 적힌 펼침막을 들고 합동분향소에서 안산시 안산문화광장까지 도보 행진을 벌였다.

    15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도 세월호 3주기를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시민 10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집회에서는 단원고 희생자 박성호군의 누나 박보나씨가 "짧은 순간이었지만 네가 내 동생이어서 너무 고마웠고 행복했다. 우리 다시 만나면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는 추모 편지를 낭독했다. 이승환 등 가수들도 참석해 추모 공연을 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