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4일 오전 재래식 무기 가운데는 가장 강력한 위력을 가진 폭탄으로 '이슬람국가(IS)' 근거지를 폭격하며 북한에 대해서도 '군사적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자, 같은날 북한은 "미국이 선택한다면 전쟁을 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15일)을 전후해 북한의 6차 핵 실험 감행 등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압박과 위협의 수위를 높이며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한성렬 외무성 부상은 14일 평양에서 진행한 AP통신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미국이 군사적으로 북한을 도발하고 있다"며 "그들이 선택한다면 우리는 전쟁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 부상은 "미국이 무모한 군사훈련을 한다면 우리 북한도 선제공격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강력한 핵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 선제공격을 하면 당연히 팔짱을 끼고 있지만은 않겠다"고 말했다

태양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김일성 사적관 주변으로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한 부상은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핵 도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만드는 것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과 트럼프"라 "미국이 뭘 하든 우린 대처할 것이다. 우리는 완벽히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한 부상은 이어 6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언제든 가능한 상태"라며 "핵실험은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시점과 장소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 존스홉킨스대학 산하 한미연구소의 북한전문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 12일 북한 풍계리 핵시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핵실험 준비가 완료된 상태로 보인다고 밝혔다.

12일 위성 사진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지휘통제소 위쪽 지원구역내에서 사람들의 모습이 포착됐다(가운데 위 화살표).

미국의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미국은 지난 7일 화학무기를 이용해 민간인을 살상한 시리아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은 데 이어, 일주일 만인 이날 오전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라는 별칭을 가진 GBU-43을 투하했다. 현재 사용되는 비 핵무기 가운데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폭탄인 GBU-43이 실전에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잇따른 군사적 행동은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 할경우 북한에 대해서도 같은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GBU-43 투하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작전이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냐는 질문에 "나는 이것이 어떤 메시지를 전하는지는 모르겠다.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다를 게 없다"면서도 "북한은 골치 덩어리다. 골치 덩어리는 손을 봐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호주로 향하던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 호의 방향도 한반도 방향으로 틀었다. 칼빈슨 호는250~500㎞까지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미사일을 장착한 레이크 챔플레인 등의 호위를 받으며 15일쯤 한반도 인근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