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추적>그린피스 서울사무소장이 중국인이라고?

입력 2017.04.14 11:33 | 수정 2017.04.20 15:00

/문현웅 기자
그린피스 홈페이지에 서울사무소 주소와 함께 뜨는 대표자 이름은 ‘쯔이팽청’이다. 발음에서 대략 짐작이 가듯, 중국계 인물이다.

최근 이와 관련해 구설수가 있었다. 봄만 되자 어김없이 서해 너머에서 덮쳐온 미세먼지 때문에 온 국민이 분노해 있던 차에, 그린피스에서 예전에 ‘중국에서 온 먼지는 국내 초미세먼지 중 30~50%에 달할 뿐이다’고 발표했던 자료가 발굴된 탓이었다
그린피스가 만든 한국 초미세먼지 관련 자료./인터넷 캡쳐
이 자료 내용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주로 미세먼지 주요 발원지를 한반도보다는 중국 땅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노동절(5월 1일) 때 중국에서 공장 가동이 멈추자 한반도 전역에서 미세먼지가 줄어드는 등 의심을 뒷받침할만한 정황도 여럿 있었다.
지난해 노동절(5월 1일) 다음날 한국 기상 상태./인터넷 캡쳐
그런데 이처럼 국민 상식에 어긋나는 자료를 내놓은 단체의 서울사무소 대표자가, 하필이면 미세먼지 원흉의 땅인 ‘중국’ 출신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자연히 여러 말과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 이에 대해 직접 묻기로 했다. 이어지는 글이 사무소 관계자와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Q. 인터넷상에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대표가 중국인이라는 의혹 때문에 구설수가 있었던 사실을 알고 있는지?
A. 알고 있다. 다만 오해가 좀 있다. 우선, 쯔이팽청은 엄밀히 말하면 중국이 아니라 홍콩 출신이다. 지금은 홍콩도 중국 영토긴 하지만. 그리고 쯔이팽청은 서울사무소 대표가 아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 사무총장이다. 현재 서울사무소에서 가장 높은 간부는 뉴질랜드 출신 말콤 렌 매니저다.
초미세먼지 관련 그린피스 자료에도 오해가 있다. 그린피스가 직접 미세먼지를 조사해 자료를 낸 적은 한 번도 없다. 우리가 만든 자료라 불리며 돌아다니는 건, 사실 한국 정부 기관 발표를 인용한 것일 뿐이다. 자료에 적힌 대로 2011년은 서울시 자료를 참조했고, 2013년 정부 자료는 당시 한국 환경부에서 내놓은 자료를 쓴 거다.

Q. 서울사무소 고위간부가 외국인인 이유는?
A. 그리피스는 전 지구적 단체다. 게다가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활동하는 때가 잦다. 특정 지역에 있는 사무소라 해서 그 지방 사람에게 대표 자리를 줘야 할 이유는 없다. 대신 환경 보호 캠페인과 조직 활동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 지휘를 맡기는 게 보통이다.

Q. 그렇다면 쯔이팽청 동아시아 사무총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
A. 사무총장은 조직 비전과 전반적인 활동 방향을 정한다. 실무는 각 지역사무소 소속 전문가(캠페이너) 중심으로 진행된다.
일반 기업과 달리, 그린피스 조직은 비교적 수평적이고 상명하달 문화가 약하기 때문에, 사무총장이 각 지역사무소 캠페이너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뜻을 밀어붙일 수는 없다. 그리고 서울사무소 캠페이너는 외국인보다 한국인이 훨씬 많다.

Q. 그렇다면 애초에 문제가 됐던, 한반도 초미세먼지에 대한 그린피스 입장은?
A. 우리 역시 중국에서 한반도로 오는 미세먼지가 매우 심각하다 보고 있다. 실제로 그린피스는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는 캠페인을 베이징사무소 중심으로 지난 2008년부터 펼쳐오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외국에 그 활동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요즘 마치 우리가 중국에는 한국 미세먼지의 책임을 묻지 않는 것처럼 오해가 퍼지고 있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려 준비 중이다.
다만 문제가 됐던 자료에서 한국이 생산하는 미세먼지양을 일부러 강조한 면은 있다. 중국이 아니라 한국에 배포하는 한글 자료인 만큼, 한국 책임을 강조해 한국 정부에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였다.
한반도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양이다. 그리고 그 먼지를 만드는 시설 중 대표적인 게 석탄을 쓰는 화력발전소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중국과 고등어에만 책임을 돌리고 있으니 이대로는 한반도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겠다 본 거다. 미세먼지 문제는 각국에서 서로 최선을 다해야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남 탓만 하거나 아예 엉뚱한 걸 원인으로 짚고 있었다.
그래서 정부가 화력발전소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 ‘진짜’ 국내 미세먼지 원인에 눈을 돌리도록 촉구하기 위해, 미세먼지의 근원이 한국에도 적잖다는 걸 강조한 거다. 그린피스의 목표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신규 석탄 발전소 건설을 막고, 기존에 지어진 석탄 발전소를 차츰 줄여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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