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딸 무단결석 시키고 디즈니월드 가족여행… 英아빠, 17만원 벌금 물어

    입력 : 2017.04.14 03:12

    학교가 결석 불허하자 그냥 떠나… 벌금 불복소송냈으나 대법서 져
    부모들 "자녀 교육 결정권 침해"

    영국 대법원이 딸을 무단결석시키고 가족 여행에 데려간 부모에게 벌금 120파운드(약 17만원)를 내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최근 보도했다.

    영국은 '무단결석 금지 규정'에 따라 학교 허락 없이 자녀를 결석시키면 벌금을 물린다. 그러나 장기간 결석이 아닌 가족 여행 등을 위한 짧은 결석은 관행적으로 이뤄져 왔다. 학부모들은 이번 판결이 "자녀를 어떤 방식으로 교육할지 결정할 부모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2015년 4월 영국 사업가 존 플랫은 6세 딸을 미국 디즈니월드에 데려가기 위해 학교에 결석 허가를 요청했다. 학교는 허가하지 않았지만 플랫은 딸을 데리고 7일간 미국 여행을 떠났다. 지역 교육위원회가 규정 위반 혐의로 플랫에게 벌금을 부과하자, 그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플랫은 "평소에 90% 이상 출석하면 며칠간의 결석이 허용돼 왔고, 내 딸은 그 이상 출석했다"고 주장했다.

    1·2심은 플랫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브렌다 헤일 판사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정한 규정을 무시한 결석은 학업 성취에 영향을 미치고 반 전체 학업 분위기도 해칠 수 있다"고 했다.

    원래 영국에서는 가족 휴가 등의 목적으로 1년에 10일까지 결석을 허용했다. 하지만 결석률이 급증하자 2013년부턴 질병 등 예외적인 경우만 결석을 인정한다. 구체적인 기준은 각급 학교 재량에 맡겼다. 텔레그래프는 "이 판결 이후 학부모들 사이에서 (벌금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플랫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자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부모의 권리를 빼앗은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영국 교육부는 환영했다. 앤절라 레이너 교육비서관은 "많은 학부모가 방학 때 휴가 비용이 비싸다는 이유로 학기 중에 휴가를 잡고 아이들을 결석시키곤 한다"며 "이런 학부모가 많아지면 교육 현장에 혼란이 생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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