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진 중국 "원유 끊어도 北 핵포기 안하면 어쩌나"

    입력 : 2017.04.14 03:02 | 수정 : 2017.04.15 07:01

    [고강도 제재 나설지 미지수]

    "북한에 우리 요구 안 통하면 對北 영향력 사라질텐데…"
    환구시보 "北, 정권 지켜줄테니 핵개발 멈추고 개방의 길 가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크게 다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그 대가로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라"고 이른바 '빅딜'을 제안한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도 전날 '무역과 북핵을 연계하려는 트럼프 방식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양국은 서로 입장을 경청하고 있다"고 얼버무렸다. 트럼프 제안에 대한 중국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제재 강화를 검토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이 원유 공급 중단 등 고강도 대북 제재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강도 높은 제재에도 김정은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고, 이 과정에서 북한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그나마 남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마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원의 한 인사는 12일 베이징에서 열린 외신기자 설명회에서 "외부에서는 중국이 북한에 대해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중국의 말이 전혀 안 통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인민대 스인훙 교수도 "(중국이) 원유 공급을 중단한다고 김정은이 핵개발을 포기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원유를 막으면 미국은 다른 요구를 하며 중국을 압박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이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테니 핵개발을 중단하고 개방의 길을 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 관영 매체가 김정은 정권의 안전 보장을 언급하면서 북한에 핵개발 포기를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환구시보는 "북한의 핵 활동을 계속 인내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한 미·중의 공감대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핵을 버리고 중국과 함께 개방의 길을 가는 것이 북한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 리제(李杰) 등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터뷰에서 "북·중은 1961년 '조·중(북·중) 우호 협력 및 상호 원조 조약'을 맺었지만,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면 조약을 깨는 것"이라며 "전쟁이 나도 중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도와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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