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골퍼'를 바꾼 힘, 사랑과 긍정

    입력 : 2017.04.13 03:03 | 수정 : 2017.04.13 09:13

    - 가르시아 그린재킷 입고 나들이
    팬들 몰려들어도 다정다감 셀카… 한국서 팬 위협하던 그사람 맞나
    좌절·역경 속 멘털 바꿔 성공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는 11일(현지 시각)까지 이틀간 그린 재킷에 녹색 넥타이를 매고 미국 뉴욕 나들이를 했다. 오는 7월 결혼식을 올리는 약혼녀 앤젤라 애킨스와 함께 뉴욕 거리를 활보하는 가르시아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CNBC와 인터뷰도 하고,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에 올라 기념사진도 찍었다. 마스터스에서 메이저대회 '73전 74기'의 감동 드라마를 쓴 그를 알아본 많은 팬이 몰려들었다. 가르시아는 팬들과도 거리낌 없이 셀카도 찍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골프장 안팎 다혈질 언행과 말썽으로 '루저'로 통하던 가르시아가 골프계의 새로운 아이돌이 된 것이다. 한 인터뷰에선 "아직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린재킷을 결혼 예복으로 입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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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스에서‘메이저대회 울렁증’을 극복한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뉴욕 나들이에 나섰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전망대에서 가르시아가 약혼녀 앤젤라 애킨스와 포즈를 취한 모습. /AP 연합뉴스
    가르시아는 "애킨스를 만나면서 긍정적으로 변했고 코스에서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애킨스는 대학 시절 골프 선수로 활약했고 집 안 곳곳에 포스트잇으로 긍정적인 글귀를 붙여 놓아 가르시아가 읽도록 했다. 골프 채널 리포터인 애킨스는 수년 전 취재 과정에서 가르시아를 알게 됐고, 지난해부터는 라이더컵 등 주요 대회에도 동행하는 연인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도 한국 골프 팬들은 2002년 한국오픈에 초청선수로 왔던 가르시아의 두 얼굴을 생생히 기억한다. 한마디로 '골프만 잘 치는, 싸가지 없는 선수'라는 이미지였다. 그는 압도적인 기량으로 우승을 차지했지만, 샷을 할 때 시끄럽게 구는 팬을 향해 클럽을 쳐들어 위협하는 행동을 취하는 어이없는 매너를 보여 욕을 먹기도 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이번 마스터스 대회 도중 이런 말을 했다. "그린재킷을 차지한다면 좋겠지만 지금까지 건강을 잘 유지해서 많은 메이저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동안 나는 실력이 부족해서 우승하지 못한 것뿐이다." 예전 가르시아는 "오거스타는 불공정하고 수수께끼 같다"고 했었다. 가르시아는 우승을 차지하고 난 뒤 "달라진 것은 없다. 나는 여전히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가르시아를 마스터스 챔피언으로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울분을 토하던 예전의 모습에서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줄 알게 되면서 더 좋은 골퍼가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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