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승무원 태운다고 탑승객 질질 끌어낸 美항공사

    입력 : 2017.04.12 03:06

    유나이티드항공 정원초과 이유 추첨해 중국계 의사에 "내려라"
    못내린다고 버티자 경찰 불러 강제로 끌어내… 얼굴에 피 흘려
    각국 네티즌 분노 탑승거부 운동

    '항공사가 승객에게 이런 폭행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정말 기가 막힙니다.'

    11일 인터넷에서는 1분 50초짜리 동영상이 종일 화제였다. 미국 대형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이 정원을 넘겨 탑승권을 팔았다가 좌석이 모자라자 아시아계 승객 한 명을 강제로 끌어내리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각종 온라인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이 사건 자체는 미국에서 발생했지만, 승객이 찍어 올린 동영상이 하루 만에 12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로 퍼졌다.

    9일 저녁(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주 루이빌로 가려던 유나이티드항공 기내에서 한 승객이 경찰에 끌려나가고 있다.
    9일 저녁(현지 시각)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주 루이빌로 가려던 유나이티드항공 기내에서 한 승객이 경찰에 끌려나가고 있다. 탑승 정원이 초과돼 추첨으로 내릴 승객을 뽑았는데, 해당 승객이 거부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60대 중국계 미국인 의사인 이 남성 승객이 얼굴에 피를 흘리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항공사에 비난이 쏟아졌다.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9일(현지 시각) 저녁 미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주 루이빌로 가려던 유나이티드항공 3411편은 출발 직전 4명이 초과 예약된 상태였다. 켄터키주로 가야 하는 승무원들이 뒤늦게 타는 바람에 정원 초과가 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전했다.

    항공사 측은 추첨을 통해 내릴 승객 4명을 정했다. 이 중 세 명은 보상금 800달러(약 91만원)와 호텔 숙박권을 받고 자발적으로 내렸다.

    그러나 승객 한 명이 '못 내린다'며 버티자 항공사 측이 경찰을 불러 강제로 끌어내렸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승객을 기내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질질 끌고 나갔다. 승객은 안경이 벗겨지고 얼굴에 피가 흐르는 부상을 당했다.

    이 승객은 69세 중국계 미국인 의사로 환자와 약속한 진료 때문에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유명 팝가수 리처드 막스는 트위터에 '정말 비현실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글을 올리고 보이콧에 동참했다.

    유나이티드항공 승무원들은 지난 2013년 아시아나 항공기 조종사를 조롱하는 의상을 입어 물의를 일으켰다. 국내 누리꾼들은 당시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며 '고질적인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유나이티드항공 승무원 3명은 2013년 핼러윈에 머리에 피를 흘리는 분장을 하고 여기저기 찢겨나간 승무원 의상을 입었다. 이들은 가슴에 '위투로(WI TU LO)' '섬팅왕(SUM TING WONG)' 같은 명찰을 달았다. "고도가 너무 낮다(We're too low)" "뭔가 잘못됐어(Something wrong)"라는 영어 표현을 동양인의 이름처럼 비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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