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中의 미세먼지 감축, 배출권 매매로 유인해야

  • 박시원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 2017.04.12 03:14

    박시원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시원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잠자리에 들기 전 취침 의식(儀式)이 생겼다. 스마트폰 미세 먼지 앱으로 내일의 미세 먼지 농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측정이 부정확하기도 하다니 앱 하나로는 부족하다. 한국 앱, 일본 기상청 예보, 건강 위해도(危害度) 기준의 외국 앱을 차례차례 확인한다. 아침에도 같은 의식을 치른다. 유치원생 큰애가 집에 올 때 '오늘은 놀이터 들르지 않고 집에 바로 오기', '마스크 꼭 쓰기' 등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필자가 유별나서가 아니다. 온 국민이 미세 먼지와 전쟁 중이다.

    올봄 미세 먼지는 유난히도 심했다. 특히 중국발 미세 먼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우리 정부의 대책은 중국과의 정보 교류, 공동 연구와 같은 환경 협력에 주안점을 둔다. 대선 공약들을 봐도 한·중·일 협력 강화, 환경협약 체결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협력 강화와 강력한 환경협약으로 신속한 감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협약이 강력할수록 중국이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동참하게 하려면 발상을 전환해 경제적인 유인책 중심의 제도를 고안해야 한다. 필자는 '한·중·일을 연계한 미세 먼지 총량 제한 배출권 거래제'를 제안한다. 국가별 미세 먼지 배출 총량을 정하고 그 총량을 거래하는 시장을 연계해 기업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감축 목표를 달성하게 하자는 게 핵심이다.

    서울의 대기질이 이틀 연속 '나쁨' 수준을 보인 1월19일 서울 강남대로 일대가 뿌연 모습이다. /장련성 객원기자
    미국은 1990년대에 주(州) 경계를 넘는 대기오염 물질의 총량 제한 배출권 거래제를 통해 큰 효과를 거뒀다. 총량 제한은 농도 규제만으로 오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채택하는 강력한 규제이고, 배출권 거래제는 오염자(공장 등)들이 할당받은 배출량을 서로 사고팔 수 있게 하는 시장 기반 제도다. 배출권 거래제의 가장 큰 장점은 오염자가 자발적으로 추가 감축할 경우 감축분만큼의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함으로써 감축 기술의 혁신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공장 A와 공장 B가 모두 미세 먼지를 10t씩 줄여야 하고, 1t 감축에 드는 비용이 각각 10만원과 100만원으로 다르다고 가정할 때, 각자 10t씩 줄이는 것보다 감축에 드는 비용이 적은 A가 15t을 줄이고 이 중 5t을 B에 t당 20만원에 판다면 A와 B 모두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전체 오염도 줄일 수 있다.

    미세 먼지 배출권 거래제는 여러 측면에서 세 나라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다. 첫째, 한국과 일본은 국내보다 감축 여력이 큰 중국 공장을 개선해줌으로써 국내에서보다 저렴하게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둘째, 중국은 자연스럽게 유입된 외국 기업의 자본과 기술로 미세 먼지를 줄일 수 있고, 자체 추가 감축을 통해 시장에서 이익을 볼 수 있다. 셋째, 중국의 미세 먼지 감축으로 세 나라 국민 모두 깨끗한 공기라는 환경 이익, 건강 이익을 누릴 수 있다.

    한국은 온실가스 총량 제한 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대기오염 물질 총량 제한도 시행 중이다. 이 경험을 살리면 한·중·일 미세 먼지 규제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그러기 위해 국내 미세 먼지 규제를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미세 먼지로 온 국민이 고통을 당한 지 여러 해인데 아직 국내 사업장에서 누가 얼마나 미세 먼지를 배출하는지 상용화된 측정 기술도, 기초 데이터도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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