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톡톡] 스페인, 관광객 때문에 대도시 월세 폭등… 주민들 외곽으로 쫓겨나

    입력 : 2017.04.11 03:03 | 수정 : 2017.04.11 07:58

    도심 주택 관광숙소로 개조 붐… 마드리드 임대료 2배로 뛰어
    인구 160만명 바르셀로나에 숙박 관광객만 한 해 1500만명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에서 시민들이 “바르셀로나 시내를 돌려달라”면서 관광객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에서 시민들이 “바르셀로나 시내를 돌려달라”면서 관광객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스페인 마드리드 도심 말라사냐의 100㎡(약 30평) 넓이 주택에서 3년 넘게 살았던 루카스 에르난데스씨는 최근 교외로 이사를 했다. 건물주가 주택을 관광객 숙박업소로 개조하기 위해 세입자들을 내보낸 것이다. 에르난데스는 계속 살고 싶었지만, 월 임대료를 900유로(약 108만원)에서 1700유로(약 200여만원)로 올린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택했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스페인을 대표하는 관광도시에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거주민들이 시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 등이 보도했다. 도심 주택을 사들여 관광객용 숙박시설로 개조하는 사업이 붐을 이루면서 도심 주택 임대료가 급등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스페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7500만명으로 2015년(6800만명)보다 약 10% 증가했다. 유럽과 북아프리카 각국에서 테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페인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년간 마드리드 내 관광객 숙박 시설은 4000곳에서 6000곳으로 50% 급증했다. 그에 따라 지난해 마드리드 도심 주택 임대료도 2015년에 비해 14.6%가 올랐다. 시내 중심가에 살던 주민들은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교외로 밀려나고 있다. 마드리드 거주자 알베르토 살레는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내몰고 높은 가격을 부르는 부동산 개발업체에 건물을 팔고 있다"고 했다.

    바르셀로나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바르셀로나 인구는 160만명인데, 작년 한 해 이 도시 호텔 등지에서 숙박한 관광객은 1500만명에 이른다. 이로 인해 바르셀로나는 관광객 증가로 인한 주거 임대료 폭등, 쓰레기와 소음 공해 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시민 2000여 명이 관광객에 반대하는 도심 시가행진을 벌였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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