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구의역 사고 11개월… 53개驛 '스크린도어 고장위험 센서' 하나도 안고쳐

    입력 : 2017.04.11 03:03 | 수정 : 2017.04.11 11:13

    민간업체에서 납품 못받아 "작년말까지 교체" 약속 못지켜

    서울시가 작년 5월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승강장 안전문) 정비사가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 이후 53개 역의 스크린도어 센서를 작년 연말까지 우선 교체하겠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전혀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형찬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 메트로는 작년 12월 9일 2호선 당산역 등 10개 역 스크린도어의 적외선 센서 761개를 레이저 센서로 교체하기 위해 9억4360만원 규모의 물품 구매설치 공고를 냈다. 구의역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던 적외선 센서는 먼지가 묻거나 습기가 차면 작동 이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다. 선로 쪽에서 보수를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레이저 센서는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신 고장이 적고, 승강장에서 정비를 할 수 있어 유지·보수가 편리하다.

    메트로는 최저입찰액을 써낸 업체와 작년 12월 29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월 17일이 납품 만기일이었지만 50여 일이 지나도록 물건을 받지 못했다. "국산 레이저 센서를 자체 개발하겠다"던 이 업체는 아직 시험 인증서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업을 총괄하는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관계자는 "2018년까지 서울 지하철 전체 역의 센서를 교체한다는 약속은 꼭 지킬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우형찬 의원은 "메트로가 검증되지 않은 업체를 선정하는 바람에 결국 지금까지도 고장 위험이 큰 센서를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월 말로 예정됐던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등 8개 역의 스크린도어 재시공도 지연될 전망이다. 스크린도어 제작 설치 사업에 입찰한 업체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시는 "당초 공사 발주 가격보다 조달청에서 제시한 사업비 삭감 폭이 커 응찰 업체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조달청과 협의를 거쳐 재입찰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10월 김포공항역에선 출근하던 회사원이 열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당시 기관사와 관제사는 이 역의 구형 스크린도어가 고장 났을 땐 수동으로 열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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