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있을까 없을까

무리하게 운동했다간 급성신부전증 걸릴 수 있다?

날이 따뜻해지며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의욕에 넘쳐 무리하면 근육통, 염좌, 타박상 등의 부상도 생긴다.
그렇다면 신부전증은 어떨까? 운동했다고 해서 이런 병에 걸릴 수 있을까?

  • 구성 및 제작 = 뉴스큐레이션팀 정진이

    입력 : 2017.04.20 08:19

    20대 초반의 여성 J씨는 겨우내 찐 살을 빼보겠다며 스피닝 학원에 등록했다. 의욕에 불타는 첫 수업시간, 안무에 맞춰 신나게 페달을 밟다 보니 금세 다리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20분이 지나고 허벅지가 찢어지는 고통에 그만 두고 싶었지만, 다이어트 결심 첫 날인만큼 조금 더 힘을 냈다. 

    근육통 때문에 고민하던 둘째 날, 근육통은 운동으로 풀어줘야 한다는 말에 다시 가서 스피닝을 했다. 그럭저럭 운동은 마쳤지만 자고 일어나니 걸을 때마다 허벅지에 참을 수 없을 만큼의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화장실에 가선 콜라 색 소변까지 봤다. 너무 이상해 병원을 찾았더니 '횡문근융해증'이란다. 갑작스런 운동의 결과는 갑작스런 입원이었다.

    허벅지 근육통 억지로 참고 자전거 탔다가…

    근육을 녹이는 병 '횡문근융해증'

    횡문근융해증이라는 생소한 이름의 이 병은, 근육으로의 에너지 공급이 수요보다 충분하지 않을 때 근육 세포가 손상 또는 괴사해 녹아내리는 병이다. 그리고 근육 세포가 녹으며 나온 미오글로빈, 칼륨, 칼슘 등과 같은 물질들은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 몸에 이상 반응을 일으킨다.

    횡문근이란?
    운동신경으로 지배되고 있는 대부분의 골격근으로 우리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거의 모든 근육을 말한다.

    횡문근융해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외상이나 근육 압박, 비외상성 운동, 그리고 그 외다. 외상이나 근육 압박은 학대받은 아동, 장시간의 부동자세, 장기간 근육 압박을 받는 자세로 수술한 경우 등을 말한다. 비외상성 운동은 앞서 말한 예에 해당한다. 훈련받지 않은 사람이 격렬하게 운동했을 때나 덥고 습한 환경에서 운동한 경우 등이다. 그 외로는 헤로인·살리실산 등의 약물 남용, 저칼륨증·저인산염혈증 등의 전해질 불균형, 알코올 중독, 연탄가스 중독, 고체온증과 저체온증, 감염 등이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이 된다.

    1990년대에 진행됐던 한 연구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으로 외상성 근손상이 61.6%, 무리한 운동은 1% 미만인 것으로 보고 됐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운동과 체중 조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외상이 30.3%, 무리한 운동이 40.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피닝이 단독으로 16.7%를 차지해 발생 원인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고분 발굴 현장서 종일 쪼그려 앉아 작업한 20대, 자고 일어났더니…
    미오글로빈이 신장을 손상시키는 과정.

    근육통, 전신 쇠약 그리고 콜라색 소변

    횡문근융해증의 증상은 경중의 차이가 크다. 가볍게는 근육 파괴로 인한 근육통과 근력 감소 등을 느끼고, 심하면 신장 기능이 망가지거나 최악의 경우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흔한 증상으로는 운동 부위에 느껴지는 근육통과 부종, 근육 약화 같은 근육계 증상이다. 다른 증상으로는 암갈색 소변, 열, 권태감, 오심, 구토, 혼돈, 흥분 같은 전신 증상도 비교적 잘 나타난다. 

    심각한 증상은 근육 세포 안에 있던 물질로 인한 2차 질병이다. 근육 세포 속 단백질이나 전해질이 혈액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악역으로 변해 급성 신부전증, 대사 장애, 호흡 부전 등의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미오글로빈(myoglobin)이라는 단백질 색소는 신장을 망가뜨린다. 미오글로빈이 신장의 필터장치인 세뇨관을 막게 되고 이로 인해 신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급성세뇨관괴사, 신부전증 등을 일으키는 것. 급성신부전의 8%는 횡문근융해증이 원인이다.

    근육통과 어떻게 구분할까? 횡문근융해증은 심한 근육통이나 단순 몸살로 혼동할 수 있다. 이런 질병과 횡문근융해증을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증상은 소변 색이다. 심한 근육통 후에 커피색이나 콜라색 등의 비정상적인 소변을 봤다면 횡문근융해증을 의심해야 한다. 근육 세포 속 물질인 미오글로빈이 혈액 속에 녹으면서 소변 색이 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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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성신부전 같은 합병증 막으려면…

    횡문근융해증은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치료방법은 충분한 수액 공급을 기본으로 한다. 치료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급성신부전을 유발하는 요인들을 신장 밖으로 빨리 배출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엔 대부분 수액 치료만으로 호전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중탄산나트륨이나, 고리 이뇨제 등의 약물이 추가로 쓰일 수 있다. 경증은 초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회복되며, 후유증도 남지 않는다.

    하지만 중증은 원인과 동반 질환에 따라 회복에 차이가 있다. 전해질 이상이나 급성신손상 등의 합병증이 있다면 그에 맞는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다. 횡문근융해증이 발병했을 때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근육이 기능을 잃거나 신세뇨관 괴사 또는 신부전이 생길 수 있다.

    고온·다습 피하고, 영양 보충은 충분히!

    고온과 높은 습도는 횡문근융해증의 촉매 역할을 한다. 섭씨 42도 정도 되는 고온에 오래 노출되면 에너지를 얻는 대사 과정이 억제돼 근막(근육 세포를 감싸고 있는 막)이 녹기 시작한다. 고온 다습은 횡문근융해증을 유발하는 최적의 환경인 만큼 온도가 높은 곳에서의 고강도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땀 배출이 좋은 옷을 입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 운동할 때는 땀과 함께 전해질과 무기질도 배출된다. 칼륨은 운동 중인 근육으로의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땀 배출로 인해 혈중 칼륨 농도가 떨어지면 근육으로 가는 혈류량이 줄면서 횡문근융해증을 일으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복 상태에서의 운동은 피하고 운동 후에는 비타민을 먹는 게 좋다. 영양 부족은 근육이 사용하는 에너지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운동 시 발생하는 활성 산소는 근막을 훼손하므로 운동 후에는 비타민 A, C, E 등 항산화제를 섭취하는 것이 횡문근융해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출처: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횡문근융해증 2례 (대한소아신장학회지 제12권 제2호 2008)
    비외상성 횡문근융해증의 임상적 고찰 (대한내과학회지: 제67권 제5호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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