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요!] 세종전통시장 청년몰 무산… '상생 바람' 일으킬 순 없나

    입력 : 2017.04.10 03:03

    세종=김석모 기자
    세종=김석모 기자
    세종시의 구(舊)번화가인 조치원역 주변엔 1931년에 생긴 재래시장이 있다. 원래는 3개의 시장으로 나뉘어 있었다가 2013년 세종전통시장으로 합쳐졌다. 작년 하루 평균 방문객은 3800여명. 프라이드 치킨에 채를 썬 대파를 얹은 파닭과 부추 칼국수 등은 널리 알려진 먹을거리다.

    세종시는 이곳에 청년몰(mall)을 만들려고 했다. 평균 연령 36.8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라는 특성에 걸맞게 청년들이 운영하는 다국적 음식 점포 20곳을 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청년 점포가 들어설 4층짜리 건물을 짓고, 창업 교육 및 컨설팅을 지원할 예산 32억5000만원(국비 7억5000만원·시비 25억원)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한순간에 백지화됐다. 지난달 9일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전통시장 청년몰 조성 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세종전통시장상인회가 "기존 상인들이 고객을 뺏길 수 있다"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공모 신청을 했을 무렵엔 상인 80%가 청년몰에 찬성했는데, 돌연 입장을 바꿨다"면서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 사업 규정상 기존 상인회가 찬성하지 않으면 청년몰 사업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열정적으로 창업을 준비하던 청년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고창빈 세종청년네트워크 대표는 "대학까지 휴학하며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학생도 있었는데 물거품이 됐다"면서 "청년들이 사업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고, 지자체는 청년몰에 반대하는 상인회를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우리 주위엔 대형마트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전통시장이 많다. 비어 있는 점포만 전국에 2만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청년몰은 전통시장을 살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주 남부시장은 개성 있는 청년몰이 들어서면서 주말 하루 최대 1만명이 찾는 명소가 됐고, 광주 송정역 시장도 청년몰 입점 후 방문객이 5배 이상 늘어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다른 지역은 전통시장에 젊은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적극적으로 청년 상점 유인책을 펴고 있는데, 세종시 전통시장은 스스로 그 기회를 포기하려는 것 같다. 청년 창업자는 상인들의 경쟁자가 아니라 시장 활성화를 위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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