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추천 학생은 내신제한 없이 뽑을 것"

    입력 : 2017.04.04 03:03

    [연희대·세브란스의대 통합 60주년, 김용학 연세대 총장 인터뷰]

    "2021학년도 교사추천제 도입, 잠재력 보고 100명 내외 선발… 성적 위주 학교장추천과 달라"
    "4차혁명시대, 정답 찾는 것보다 문제해결·공감 능력 더 키워야"

    연세대가 오는 2021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교사 추천제'를 도입한다. 수험생을 지도한 고교 교사 2명이 추천할 경우 내신 등급에 상관없이 심층 면접을 거쳐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또 프로젝트 수업 등 새로운 학습법을 채택한 고교 수험생에게는 면접 등에서 가점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오는 8일 연희대와 세브란스의과대가 통합해 연세대로 출범한 지 60주년이 되는 시점에 즈음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입학 전형을 개편해 중·고교 교육을 바꾸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연세대 입시 개편안은 현재 중3이 대입을 치르는 2021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될 계획이다.

    김용학 연세대학교 총장은 본지 인터뷰에서“대학 입시를 개편해 중·고교 교육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김용학 연세대학교 총장은 본지 인터뷰에서“대학 입시를 개편해 중·고교 교육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연세대 입시 개편안은 현재 중3이 대입을 치르는‘2021학년도 입시’부터 적용된다. /박상훈 기자
    ―교사 추천제를 도입하는 이유는.

    "대입 수능에서 높은 점수 받고 입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암기 위주로 문제를 푸는 반복 훈련의 틀에 갇혀 있다. 그런 상태로 대학에 오면 대학생이 아니라 사실상 '고교 4학년'이다. 대학이 원하는 인재로 키워가기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그래서 대학만 바뀌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고교 교육 현장의 변화를 위해 교사 추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어떻게 선발하나.

    "학생을 실제 지도한 교사 2명의 추천을 받아 100명 안팎으로 선발한다. 내신 제한은 없다. 교사가 '이 학생이 공부는 잘 못하지만 진짜 뭔가 될 것 같다'고 하면 그 잠재력을 보고 뽑겠다는 것이다. 교사 추천서와 함께 학생부·자기소개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심층 면접을 하는 식으로 운영할 것이다."

    ―현재 학교장 추천제와 다른 점은?

    "학교장 추천제는 고교별로 추천 인원을 제한해 사실상 성적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교사 추천제는 학교별 인원에 제한이 없다.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학생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사교육 폐해가 심한데 대책이 있나.

    "공교육의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격려하는 대입 전형을 도입할 방침이다. 그러면 사교육도 감소하지 않겠나. 학생 스스로 제안한 과제 등을 서로 협력해 해결하며 배우는 프로젝트학습(PBL), 교사 설명 중심의 기존 수업방식을 뒤집어 토론과 실습 위주로 배우는 '거꾸로 교실(플립트 러닝·flipped learning)' 등 새로운 방식으로 가르치는 고교에 입시 가점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취지인가.

    "산업혁명은 너무 좁은 개념이다. '문명 혁명'이 적합한 말이다. 다가오는 변화는 산업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문명사회 전체의 변화다. 대학은 이제 정답을 잘 찾아내는 인재가 아니라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능력, 공감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워야 한다."

    ―교수 평가제도를 변경한다는데.

    "대학본부가 주도해온 교수 평가를 올해부터 단과대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총장 권한을 분산시켜 교원 스스로 발전 의지와 책임 의식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서다. 각 단과대 특성에 맞는 평가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라고 했더니, 기존보다 훨씬 엄격한 평가 기준을 세워온 단과대도 있다. 논문 몇 편 이상 써야 한다든지 등 획일적 평가 기준 때문에 자기가 원하는 연구를 못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그는 "연세대가 모든 분야 학문에서 세계 1위를 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이 가운데 여러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연구를 하면 세계 1위가 가능하다"며 "교수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세계 어디에도 없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연세대는 서로 다른 연구 분야의 대학원 학생들을 한 팀으로 구성해 융합연구를 시작했다. 예컨대 건축·전기전자·기계공학과 학생들이 모여 소음 흡수 건축물을 설계하는 등 20여개 분야에서 융합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한 김용학 총장은 1987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로 부임해 입학처장, 사회과학대학장, 행정대학원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김 총장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네트워크)를 분석해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사회 연결망 이론'의 권위자로 꼽힌다.

    [인물정보]
    김용학 연세대학교 총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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