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능력없는 상속자"… "안철수는 보수 후보"

    입력 : 2017.04.03 03:04

    [文·安 서로 '낙인 찍기'… 상대 지지층 확장 막으려 총력전]

    - 문재인측 "安, 친박과도 손잡나"
    "촛불집회 불참·반기문 러브콜… 정권교체 막으려는 것인가"

    - 안철수측 "文은 과거 세력"
    "정권 잡아도 계파에 발 묶여… 미래에 대한 대안 제시 못할 것"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진영이 서로에 대한 '낙인(烙印)찍기'를 본격화했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는 결국 보수(保守) 편", 안 후보 측은 "문 후보는 과거 패권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상대방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틀(프레임)'에 가둬놓고 선거전을 치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친박 관심 유도" "무능력한 상속자"

    문 후보 측 기본 전략은 안 후보를 박근혜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했던 보수 정당 세력과 같은 편으로 보이게 만들자는 것이다. 정권 심판 성격이 강한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과 같은 편'이라는 이미지만 씌우면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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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 후보가 2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문재인, 문화예술 비전을 듣다’행사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오른쪽) 후보는 이날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인천 지역 경선에서 연설을 했다. /이덕훈·성형주 기자
    문 후보 측 최재성 전 의원은 지난 1일 트위터에 "안 후보가 문 후보 집권을 막자고 밤낮없이 떠들더니 그 전략적 고리가 박근혜냐"며 "안 후보는 '안철수까지 통합해야 박 전 대통령 명예 회복 빨라진다'는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 등의 주장에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문 후보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논평과 본지 통화에서 "안 후보의 최근 행보는 보수 진영의 환심을 얻고 친박 세력의 관심까지 유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당은 국정 농단 세력과 연대를 해서라도 정권 교체를 막아보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권혁기 부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 국회 가결 이후 촛불 집회에 나가지 않은 안 후보에 대해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를 동일하게 본 건 아닌지, 최근 행보를 보면 꺼림칙한 구석이 많다"고 했다. 문 후보 측은 '집권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 특사로 모시겠다'는 안 후보 발언도 비판한다. 민주당 정진우 부대변인은 "반기문과 황교안으로 옮겨 다니던 갈 곳 잃은 표를 이제는 자신이 흡수해보겠다는 속 보이는 메시지로 대단히 정략적인 발상"이라고 했다.

    안 후보 측은 "문 후보가 과거에 발이 묶인 패권 세력"이라며 "무능한 남자 박근혜"라고 공격한다. 친박(親朴)이나 친노(親盧) 세력이 정권을 다시 잡으면 나라가 다시 '싸움판' '이념 전쟁'으로 갈 것이며 문 후보는 미래 산업을 발전시킬 경제·산업적 이해가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씌우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2일 당 서울·인천 지역 순회경선에서 "능력 없는 사람들이 상속으로 높은 자리 오르면 안 되며 상속자의 나라를 공정한 기회의 나라로 바꿔야 한다"며 "계파에 치우치지 않고 통합하고 미래를 이끌 수 있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를 '능력 없는 상속자'에 빗대 비판한 것이다. 박지원 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문 후보는 분노와 보복, '자기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분열과 대결의 구도를 만들었고 '영웅본색'이 아니라 '친노본색'이 됐다"고 했다. 박 대표는 1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문 후보 아들 취업 특혜 의혹 등을 거론하며 "문 후보는 일단 부인하고 변명하는 습관 때문에 대통령직을 수행하면 '제2의 박근혜'가 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안 후보 측 김경록 대변인은 본지 통화에서 "문 후보는 과거의 유산을 상속받아 미래에 대한 대안 제시는 없이 계파 기득권에 도전하는 사람을 의도적 사실 왜곡으로 공격만 하고 있다"고 했다.

    "조기 대선으로 정책 경쟁 실종"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대선 주자 지지율 1, 2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지지층 확장을 막기 위한 '가두기 공방'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문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한 '보수 연계론'으로 호남과 기존 야권 지지층의 이탈을 노리고, 안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한 과거 패권 세력 공격으로 스스로 '미래 세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사소한 발언을 두고도 격렬한 비난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단국대 가상준 교수는 "급작스럽게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되면서 각 후보 진영에서 '낙인 효과'를 기대한 네거티브 공방이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국가적 안보·경제 위기를 감안하면 정책 경쟁으로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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