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되찾은 삼성동 112길, 부동산 업소 찾아가보니

    입력 : 2017.04.01 12:01 | 수정 : 2017.04.01 12:46

    “집값 떨어진다”는 마법 같은 문장이다. 집값 때문에 사람들은 집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음, 시위뿐만 아니라 물론 각종 소문들에 입단속하며 예민하게 반응한다. 한국에서 ‘집값’은 재산과 사회적 위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 3주간 시위가 벌어졌던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부근. 박 전 대통령이 31일 구속된 이후 시위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이 골목은 경찰들이 골목을 지키고 있다. 인근 중학교에 다니는 한 여중생은 “혼자 골목을 오기 무섭고 부담스러워서 하교할 때 친구에게 부탁해 항상 같이 온 지 3주째”라며 “밤 11시까지 소음이 들려 동네 사람들도 짜증낸다”고 했다. 삼성동 주민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31일, 지지자들은 서울구치소 등으로 떠나고 삼성동 자택 주변은 적막감이 돌았다. 동네 주민들로서는 3주만에 보는 풍경이다. 박 전 대통령 자택 담벼락의 각종 응원 구호는 그대로다.


    이런 불만 때문인지, 그간 ‘대통령 자택 부근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인근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물건이 나온 게 없어서 집값이 떨어질 수가 없다”며 “집값 떨어질 수도 있다고 다들 소설을 쓰지만 오히려 가격이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주변의 주거지 시세는 평당 5000~6000만 원 선이다. 상가는 권리금 3000만 원 정도에 시세는 평당 5000만 원 선이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집값은 평당 2500~3000만원이었지만 2015년 3월 서울 지하철 9호선이 연장되면서 생긴 ‘선정릉’역으로 시세가 약 2배 가까이 훌쩍 뛰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의 가격은 어떨까?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은 대지 484.8㎡(146평), 건물은 317.35㎡(96평)이다. 인근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기본 시세가 적어도 50~60억은 될 것”이라고 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30~40억 원 선에서 왔다 갔다 했지만 지하철이 생기고 50~60억원까지 도달했다는 것이다. 그는“아마 저 건물은 절대 안 팔 것이다. 워낙 위치도 좋고 인기도 좋아서 유지만 해도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다.

    60대 삼성동 주민은 “언론들이 집값 떨어지기만을 바라는 것 같아서 좀 억울한 면도 있다. 옛날에는 강남치고 노른자 위치가 아니었는데 지하철이 생기면서 갑자기 집값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 사람으로서 탄핵 때문에 고생을 하긴 했지만 법으로 알아서 할 일이고 이제는 동네 사람들끼리는 힘을 모아서 잘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인근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탄핵사건 이후에 부동산에도 기자들이 많이 왔다”며 에피소드를 꺼내놨다. 그는 “언론사에서 사진을 찍을 장소를 알아봐달라고 연락이 온다. 사진을 찍으면 각도가 있어서 어디서 찍었는지 다 유추가 가능하다. 그래서 유독 한 언론사(jtbc)는 공간을 빌리지 못했다”며 “만약 특정 언론사(jtbc)에 사진찍을 수 있도록 공간을 빌려주면 박사모들이 가게를 박살 놓는다고 한다. 방송사가 통사정해서 친한 주인에게 부탁했는데도 주인들이 박사모가 부담스러워 거절하기도 했다”고 했다.

    2017년 3월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골목이 되어버린 ‘삼성동 선릉로 112길’은 분위기가 한결 수그러든 느낌이다. 시끌벅적했던 골목은 말 한마디 걸기 무서울 정도로 조용해졌고 사람들이 가득했던 공간에는 이제 경찰과 기자 네댓 명만 서성거리고 있었다. 변하지 않는 집값처럼, 대통령이 없는 삼성동은 고요 속에서 일상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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