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요즘 50~60대, 승합차를 캠핑카로 개조한다던데…

    입력 : 2017.04.01 03:02

    완성차보다 수천만원 저렴
    노후에 아내와 여행 꿈꾸거나 자기만의 공간 욕구 충족도
    불법 개조 땐 1000만원이하 벌금

    캠핑카 개조 차량 수
    대구 북구에서 레미콘 대여업을 하는 박태완(62)씨는 지난 2월 20일 캠핑카를 뽑았다. 1t 트럭(탑차)을 캠핑카로 개조한 차였다. 침대와 책상, 전자레인지를 갖췄다. 박씨는 "일 때문에 전국을 돌아다니는데 캠핑카 때문에 더 이상 모텔에서 잘 필요가 없어졌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부산 해운대에 놀러갔을 땐 주차장비 5000원 내고 차에서 1박 했다"고 했다.

    개조 캠핑카가 인기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개조 캠핑카는 2014년 125대에서 지난달 1318대로 증가했다. 2016년 기준으로 완성차로 판매된 캠핑카(7793대)의 7분의 1 수준이다. 캠핑카 개조 전문업체 샤크RV 한동준(55) 대표는 "작년 한 해 동안 30여대를 캠핑카로 개조했고 올 들어선 6월까지 약 60대를 납품하기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캠핑카 개조 동호회 '캠핑카 자작'에는 회원 5만9000여명이 모여 정보를 공유한다.

    원래 캠핑카 개조는 불법이었다. 정부는 2014년 6월 '자동차 구조·장치 변경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캠핑카 개조를 허용했다.

    이처럼 개조 캠핑카 인기가 상승한 건 완성차 캠핑카 가격이 비싸서다. 신차의 경우 최소 6000만원이고, 1억원이 넘기도 한다. 이에 비해 1t 트럭이나 승합차를 캠핑카로 개조했을 때는 차값을 제외하고 1000만~2000만원, 22인승 버스의 경우 1500만~2500만원이 든다고 한다.

    자신의 의도에 따라 자유롭게 실내 장식을 꾸밀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진영 전(前)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작년 6월부터 11인승 승합차를 개조해 캠핑카 겸 승용차로 쓰고 있다. 이씨는 "별도의 서재와 카페, 침실이 생긴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업계에 따르면, 캠핑카 개조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은퇴를 앞두거나 은퇴한 50~60대라고 한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임주형(65)씨는 1t 트럭을 캠핑카로 개조해 달라고 업체에 의뢰한 상태다. 그는 2003년 공기업에서 퇴사했다. 임씨는 "결혼한 지 40년이 넘었는데 아내 고생만 시킨 것 같다"며 "아내와 함께 전국 일주를 하며 여생을 잘 지내고 싶다"고 했다. 11인승 승합차를 캠핑카로 개조한 이모(60)씨는 "은퇴 이후 나만의 공간이 없었다"며 "캠핑카에서 가끔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캠핑카가 늘면서 생기는 문제점도 있다. 1t 트럭의 경우 법적으로는 캠핑카 개조가 불가능하다. 11인승 이상 승합차만 캠핑카 구조변경을 허용해서다. 불법으로 캠핑카를 개조할 경우 1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1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소 남현식 차장은 "최근 들어 불법 캠핑카 개조 때문에 50만~100만원 벌금을 내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1t 트럭을 캠핑카로 개조한 뒤 이를 '이동사무실'로 승인받는 방법을 쓰고 있다. 주차도 신경 쓰인다. 35인승 중고 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해 타고 다니는 백경기(48·충남 당진)씨는 "여의도에 살 때는 아파트에 캠핑카 세워둘 데가 없어서 한강시민공원 유료 주차장에 주차했다"고 말했다.

    1t 트럭이나 11인승 이상 승합차, 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차량이 늘고 있다
    1t 트럭이나 11인승 이상 승합차, 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차량이 늘고 있다. 개조 캠핑카는 2014년 125대에서 지난달 1318대로 증가했다./샤크 RV
    1t 트럭이나 11인승 이상 승합차, 버스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차량이 늘고 있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